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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선우 Feb 08. 2022

비극이라는 포장지로 쌓아 두었던 나의 어린 시절

심리적 명현 효과

나는 항상 어린 시절이 불행했다고 여겨왔다.

부모님은 여러 번 이혼하셨고,

17살에 가출하여 노숙자 생활부터 시작해서 신문 배달, 주유소 주유원, 식당 종업원, 떡볶이 노점상까지 중학교 졸업의 학력으로 부모도 없고, 돈도 없이 홀로 고군분투하며 살아왔다.


이대로라면 평생 비바람 맞으며 일하고, 가난한 삶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검정고시를 보고, 대학에 갔다.


석박사는 전액 장학금을 받았지만 생활비를 벌어야 했기에 이동하면서 식사대용 스틱 과자로 끼니를 대신하고, 과외와 새벽 강의, 전철 안에서 논문 발표 준비 등 나의 삶은 전쟁처럼 치열했다.


어린 시절부터 쌓여있던 마음의 독소들 분노와 눈물의 형태로 빠져나가느라 별의별 정신병적 증상들이 다 나타났다. 이런 현상을 나는 '심리적 명현 효과'라고 규정한다. 몸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아픔을 겪는 것처럼 마음도 그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회복된다.


컵 안에 담긴 돌덩이를 꺼내야 새 물로 온전히 채울 수 있듯이, 과거의 상처 돌덩이를 만나서 꺼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 그 과정이 고통스럽지만 성장을 위해선, 새 물로 가득 채우기 위해선 필요하다.


비극이라는 포장지로 쌓아 두었던 나의 어린 시절...

포장지를 걷 의 어린아이와 행복한 추억을 다시 만들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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