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아보는 시간
평가 인증을 일주일 앞두고 있다.
계절은 어느덧 처서를 지나 초가을에 접어들었지만,
내 하루는 여전히 숨 가쁘게 흘러간다.
매일 해야 할 일들로 하루는 무겁고, 분주하다.
서류를 쓰는 손끝에는 잔 근육처럼 피로가 남고,
교실 구석구석을 정리하는 눈길에는
혹시 놓친 것이 있진 않을까, 다시금 살피게 된다.
아이들과 나눈 상호작용 하나하나를 되짚으며
‘이 모든 과정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하는 회의감이 들기도 하고,
‘지금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정말 아이들을 위한 일일까?’
하루에도 몇 번씩 스스로에게 묻는다.
지난주는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평가 면담 준비로 밤 9시가 다 되어 집에 돌아왔다.
불 꺼진 교실을 나서다
창가에 놓인 시든 화분,
아이들이 두 손 모아 붙여둔 색종이 꽃,
책상 위 삐뚤빼뚤한 글씨로 쓰인 “선생님 좋아해요.”
풍경들이 마음에 담겼다..
하루하루 쫓기듯 지내며
이 평가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일을 오래 하다 보니
언젠가부터 ‘익숙함’이 ‘무심함’으로 이어지곤 했었다.
평가를 앞둔 요즘
내 자리를 돌아보게 된다.
분주한 시간 속에서도
무뎌졌던 마음에 작은 틈이 생기고,
그 사이로 아이들의 한 마디,
동료의 눈빛, 하루의 온기가 스며드는 것을 느낀다.
묵묵히 각자의 몫을 감당해 내는 동료들,
지친 얼굴로 건네는 따뜻한 눈빛,
아무것도 모른 채 환하게 웃어주는 아이들.
평가는 기록으로 남겠지만,
그 사이를 채우는 ‘마음들’이
결국 우리를 버티게 한다.
이번 주말도 노트북 앞에서 보냈다.
열심을 내다가 머릿속이 텅 빈 듯한 순간엔
침대에 쓰러져서 잠을 청했다.
잠에서 깨면 다시 책상 앞으로 돌아오길 반복하다가
자정을 맞았다.
앜!! 휴일이 지나고 있다.
내일부터 더 고된 날들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결국엔 또 해낼 것이다.
월요일을 앞두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각이다.
내일의 일은 내일의 나에게 맡겨두기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