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와 사랑에 관한 생각
#책후기/소개
#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p27
노인의 꿈에는 이제 폭풍우도, 여자도, 큰 사건도, 큰 고기도, 싸움도, 힘겨루기도, 그리고 죽은 아내의 모습도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여러 지역과 해안에 나타나는 사자들 꿈만 꿀 뿐이었다. 사자들은 황혼 속에서 마치 새끼 고양이처럼 뛰놀았고, 그는 소년을 사랑하듯 이 사자들을 사랑했다. 그는 한번도 소년의 꿈을 꾸어 본 적이 없었다.
노인은 소년이 눈을 뜨고 얼굴을 돌려 자기를 바라볼 때까지 소년의 한쪽 발을 살며시 잡고 있었다. 노인이 고개를 끄덕이자 소년은 침대 옆 의자에서 바지를 집어 들고 침대에 앉아서 입었다. 노인이 문밖으로 나가자 소년도 그의 뒤를 따랐다.소년은 아직도 졸렸고 , 그래서 노인은 한 팔로 소년의 어깨를 감싸며 말했다. "미안하구나."
노인의 꿈에는 이제 폭풍우도, 큰 고기도, 죽은 아내의 모습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저 황혼의 해안가에서 새끼 고양이처럼 뛰노는 사자들의 꿈을 꿀 뿐입니다.
비록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었을지라도, 노인의 무의식은 그 사자들처럼 여전히 자유롭고 맑은 꿈을 간직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잠든 소년의 발을 살며시 잡고 기다려주는 노인의 몸짓에서, 그가 소년을 얼마나 귀하게 여기는지 읽힙니다. 잠에서 깨어나는 일은 때로 고단한 스트레스가 되기도 하지만, 노인이 보여준 따스한 손길과 “미안하구나”라고 건네는 다정한 위로가 있다면 그 고통마저 눈 녹듯 사라질 것만 같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대하는 법, 그리고 신뢰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되는 밤입니다.
노인이 소년의 어깨를 감싸 안듯, 저 또한 내가 마주하는 세상을 애정과 신뢰로 대하고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봅니다.
밤이 깊었습니다. 노인의 꿈속에 나타난 평화로운 사자들처럼,그대들의 밤도 평안하고 고요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