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대회 신청과 탈락 그리고 계속되는 꿈

by 페트라

< 2026 스카이런 신청 >


555미터, 123층, 2,917개의 계단.

처음에는 그저 숫자에 불과했습니다.


휴대폰 화면을 넘기다가 우연히 그 문장을 마주했습니다.

쉽게 지나칠 수도 있었지만, 이상하게 손가락이 멈췄습니다.

다시 한 번, 천천히 그 숫자들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그 순간,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어딘가로 저를 이끄는 신호처럼 느껴졌습니다.


대회 공고를 확인한 것도 그 직후였습니다.

지원 자격과 일정, 그리고 조건 등을 하나씩 읽어 내려가면서도 이미 마음속에서는 결론이 나 있었습니다.

이것을 해야될지 말지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해보고 싶다는 쪽에 가까웠습니다.


스카이런 홈페이지 양식은 모르지만 아마도 신청서를 작성하는 란이 있을 것같아 간절한 마음을 담아 신청서를 써봤습니다.

그리고도 간절함이 부족하지 않을지 문장을 여러 번 고쳐 썼습니다.

조금 더 나은 표현을 찾고 싶어서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마 최근 5년동안에 이렇게 간절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광클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미리 대회 홈페이지에 회원으로 가입(롯데ON)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췄습니다.


작년도 오픈일에 맞추어 매일 홈페이지에 출석했습니다.

운명의 3월 11일 아침에도 출석을 했습니다.


그러나 오전 11시에 오픈되어 기회를 놓쳤고, 점심시간에 나온 롯데타워 입주 회사에서 근무하는 딸의 알림으로 신청을 시도했습니다만 마감되고 말았습니다.

< 재신청 >


며칠이 지났습니다.

특별한 변화는 없었지만, 머릿속에서는 계속 같은 장면이 반복되었습니다.

연습삼아 신청서를 쓰던 순간, 제출 버튼 위에서 멈췄던 순간, 그리고 신청의 기회조차 놓쳐버린 아쉬운 순간 그리고 순간들!

저는 다시 공고를 찾아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조금 집요해졌습니다.

추가 모집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는 글을 보고 말이죠.


관련 페이지에 매일 들어가 확인했습니다.

습관처럼, 거의 출석을 하듯이 말입니다.

아무 변화가 없는 화면을 보면서도 혹시 오늘은 다를까 하는 마음으로 하루도 빠지지 않고 확인했습니다.


그 사이에서 저는 사무국에 세 번이나 전화를 드렸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분명 바쁜 시간이었을 텐데, 같은 질문을 반복하며 괜히 번거롭게 해드린 것 같아 조금은 죄송한 마음도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화를 걸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단 하나였습니다.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추가 모집(래플, 추첨)의 기회가 있어 응모를 했습니다.

래플 기간이 3.13~17까지로 1회만 신청을 하면 추첨자격이 주어지지만, 저의 간절함은 매일 출석토록 하였습니다.


< 탈락 >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은 길지 않았습니다.


3.20부터 순차적으로 연락해준다는 대회 사무국측의 공고가 있었으나 그 사이의 시간은 유난히 길게 느껴졌습니다.

메일 알림이 올 때마다 괜히 한 번 더 확인하게 되었고, 관련 없는 메일에도 잠시 긴장하곤 했습니다.


3월 20일이 넘고 21일 그리고 그 뒤에도 연락은 없었습니다.

당연히 물러서서 내년 대회를 기다려야 하지만, 저는 대회 사무국한번 더 전화를 걸어 담당 직원을 괴롭혔으나 소용없는 일이었습니다.

상당히 낙심했습니다.

모든 것이 그대로인데도, 어딘가에서 한 발짝 밀려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탈락은 끝이 아니라고 믿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시작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웠습니다.

그저, 다시 계단 앞에 서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 계속되는 꿈 — 아직 끝나지 않은 계단 >


스카이런 대회는 저에게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반드시 해야 할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저는 계속해서 문을 두드리고 싶습니다.

신청은 다시 반복됩니다.

그리고 탈락 역시 반복될지도 모릅니다.

555미터는 여전히 높고, 123층은 여전히 멀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2,917개의 계단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이 숫자들이 단순한 목표가 아니라, 제가 계속 움직이게 만드는 이유라는 것을...

저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한참 부족한 상태일지도 모릅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꼭대기에 도착하는 순간이 아니라, 지금도 계단을 오르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저는 이미 그 건물 안에 들어와 있는지도 모릅니다.

눈에 보이는 변화는 크지 않지만, 발걸음은 분명 위를 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수년동안 몇 번의 탈락을 더 겪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몇 번이나 다시 신청 버튼을 누르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계속 올라가고자 합니다.

2,917번째 계단에 닿을 때까지.

아니, 그 이후까지도 계속해서 말이죠

.

5장. <나만의 스카이런 시뮬레이션과 다음 목표>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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