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회의론 - 과학의 기반은 의심?

by 황인석

기온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이제 기후위기를 부정하는 사람들도 이것을 부인하긴 힘들 것이다. 비록 해마다 편차는 있지만 상승 트렌드는 통계적으로 분명하게 드러날 뿐만 아니라 이제 대중들도 체감하고 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과거 80만년 기간 동안 100 ppm 범위 내에서 움직였다. 하지만 최초로 직접 측정이 시작된 1958년 이래 겨우 65년 동안 이산화탄소 농도는 316 ppm에서 419 ppm으로 100 ppm 이상 상승했다. 물론 해마다 계속 상승 중이다.

유례 없는 탄소 배출과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 그리고 기온 상승 간 이처럼 뚜렷한 상관관계를 부정하기란 어렵다. 이런 예외적인 세 가지 현상이 병행하는데 태양 흑점 같은 다른 원인을 찾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가 기후에 미치는 영향은 스웨덴의 과학자 아레니우스가 1896년에 이미 제시한 이론을 따른다. 이론의 예측 결과는 산업화 시대에 실측된 탄소 농도와 기온 변화 추세와 근접하게 일치한다. 예측 모델은 전세계의 기후과학자들에 의해 계속 업데이트 되어 왔으며, 파리 기후협약은 이들이 제시한 최신 지식에 바탕하고 있다.

기후위기 회의론자의 마지막 근거는 과거에도 평균기온은 항상 오르내렸다고 하는 것 뿐인 것 같다. 20세기 이후 기온이 상승한 정도는 유별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과거의 전지구적 기온 변화 수준에 대해서는 추정만이 가능하고, 과학자들이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는 추정 결과에 따르면 현재와 같은 수준의 기후 변화가 산업화 이전의 인류 역사 시대에 있었다는 근거는 없다.

기후위기 부정론자들은 기후과학자들의 합의를 인정하지 않는다. 과학자들이 제시한 방대한 근거에서 찾아낸 가장 약한 고리들을 공격하거나, 이의를 제기하는 극소수 전문가들의 주장을 인용한다. 그들은 설명력과 예측력을 갖춘 대안을 제시하는 대신 회의론을 제시한다. 창조론자들이 창조론을 입증하는 대신 진화론이 100% 확정된 이론이 아니라고 공격하듯, 과학은 의심에 기반한다면서 과학자들의 이론을 공격한다. 그들의 근거를 반박하면 그들은 다른 반대근거를 갖고 나온다. 회의론으로 입장을 정한 이들을 납득시키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아름다운' 화력발전소를 많이 건설하고 석유 탐사를 지원해서 전기료를 반값으로 낮추겠다는 트럼프가 유력한 대선후보인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 기후위기 부정론은 목소리가 높지 않아 보인다. 적어도 정치인과 관료들은 기후위기에 대한 적극적 대응과 탄소 배출 감축을 중요한 명분으로 인정한다.

하지만, 한 명의 평범한 시민 입장에서 무엇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제대로 알기란 어렵다. 정부는 목표를 제시했고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목표가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과는 별개로, 그 정도 목표라도 제대로 달성될 수 있는 것인지, 그러기 위한 충분한 노력을 우리 사회가 하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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