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MBC 스페셜 "버리기의 기적"을 2주에 걸쳐 1부 '물건이 사는 집', 2부 '비우고 나니 행복해졌다.'를 방송한 적이 있었다.
그때 당시 나는 6살. 24개월 아들 둘을 키우고 있는 전업주부였는데빨래 개며 아무 생각 없이 틀었던 방송을 통해 미니멀 라이프를 알게 되었고 그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내가 구입한 물건보다 먼저 결혼한 동생한테 물려받은 장난감이 많았다. 거실 창문을 기준으로 덩치 큰 아이 용품들이 줄 서 있었다. 치워도 치워도 티 안 나는 살림에 지쳐 있을때라 방송에 나온 집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물건을 비웠을 뿐인데 깨끗해지고 넓어진 공간들을 보며 나도 물건버리기프로젝트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나는 무척이나 바빠졌다.
관련책을 빌려 읽고, 영상과 방송을 찾아보고,미니멀 라이프카페에도 가입했다.
미니멀 라이프카페를 가입해서 글을 읽다보니
충격 그 자체~!전국의살림고수들이 모인 곳 같았다.당연히 있어야된다고 생각한식기건조대가 없는집, 작은냉장고로4인 가족이 생활하는집,아이가 있는 집인가 싶을 정도로 짐이 없는 집, 물건없는 깨끗한 식탁 등등..
깨끗하게 정돈된 집들을 보며
'나도 미니멀 라이프를 해야겠어.'라고 다짐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중고거래는 한 번씩은 해봤을 것이다. 나 또한 첫째가 태어나고부터 중고 거래를 하기 시작했다.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기 시작하면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
그때 살고 있던 아파트에 네이버 카페가 있었는데 일정 등급이 되면 중고 물건 판매글을 올릴 수 있었다. 나는 필요 없어진 물건부터 차근차근 팔기 시작했다. 물려받은 책, 덩치 큰 경찰차, 보행기, 장난감, 임부복.. 하다 하다 세숫대야와 목욕 바구니까지 팔았다.
중o나라 판매글 올리던 시절.
남편은 별걸 다 판다. 그냥 드림해라.. 등등 잔소리를 했었다. 드림을 하면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무분별하게 받으시려는 분들도 계시고 또 빈손으로 오시기 미안하셨는지 뭐라도 들고 오셔서 손에 쥐어 주고 가시는 분들도 계셨다.
' 음.. 비우려고 올린 건데 다시 뭔가 채워지는 기분;;'
그래서 나는 단돈 1000원이라도 판매글로 올렸었다. 사진 찍어 올리고를 반복하며 하루에도 몇 번씩 딩동~하는 벨소리를 들으며 열심히도 비웠었다. 동네에선 내 판매글을 보고 이사 가냐며 많이들 물어보셨다.
이런 일화도 있었다. 같은 아파트에 살던 지인분이 나에게 연락할 일이 있었는데 때마침 핸드폰이 고장 나서 핸드폰 번호는 생각이 안 나고.. 어떻게 연락할까 고민하다 네이버 '중고나라'사이트에서 내 번호를 찾아 연락을 했단다. 아파트 카페 못지않게 '중고나라'사이트에도 자주 판매글을 올렸었고 판매 완료되면 핸드폰 번호를 삭제했었는데 때마침 판매 안 된 물품이 있어 내 연락처가 있었던 상황~! '중고나라'닉네임이 우리 첫째 이름으로 00 맘이었고 사진 속 우리 집 식탁을 보고 단번에 알았단다. 신기하기도 하고 기발한 방법으로 연락처를 알아낸 지인 덕에 한바탕 웃었던 기억이 난다.
집안의 수 없이 많은 물건들을 비우고 버리고 나누고 판매하다 보니나는 어느덧 중고거래 9년 차. 미니멀 라이프 6년 차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