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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살림 Jun 01. 2021

살림 노동 한 단계 줄이기_ 김치통

미니멀 살림 일기

나의 시댁은' 맛의 고장' 전북 전주다. 손맛 좋으신 시어머니 덕분에 주로 김치는 시댁에서 갖다 먹는 편이다.

남편은 전주 출신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올해 15년 경력의 한식 셰프. 주방 선배인 남편을 요리로는 이길 수가 없다. 주부 경력 11년 차이지만 칼질은 정말 늘지 않는다. 결혼기간 동안 요리실력보단 청소능력이 향상된 것 같다.

 반찬가게를 잘 이용하진 않지만 간혹 사 오면 남편은 단번에 알아내는 재주가 있었다. 궁금해서 물어보니 크기가 균일한 재료의 모양을 보고 알았다고 한다. 그 정도로 나는 칼질을 못한다.


남편이 유일하게 인정해준 요리는 오이김치와 뭇국이다. 인정받은 요리가 있다는 게 11년 차 주부 경력에 그나마 위안이 된다.


 남편이 쉬는 날엔 요리를 주로 맡아서 하고 나는 설거지를 한다. 나는 요리보다 청소가 좋은 사람이었고 남편이 치운 주방이 성에 차지 않아 정리를 다시 하곤 했다. 남편은 요리를.. 나는 뒷정리를 하는 것이 암묵적으로 정해졌다.


 칼질은 부족하지만 간단한 오이김치, 무생채, 단감 김치, 알배기 배추 겉절이 정도는 혼자서도 만든다.

오이가 저렴해지는 요맘때는 오이김치를 담그고 김장김치가 지겨워져  겉절이가 먹고 싶어 질 땐 알배기를 사서 알배기 배추 겉절이를 해 먹곤 했다.

그런데 김치를 담글만한 큰 대야가 우리 집엔 없다. 그렇다고 한자리 차지하는 큰 대야를 구입하기도 싫었다.



 그냥 김치통에 김치를 담그자



김치냉장고의 김치통에 알배기 배추를 다듬고 씻고 소금에 절였다. 어느 정도 절여진 알배기 배추를 씻어 물기를 뺀 다음 미리 만들어둔 양념을 넣어 무쳐 주었다.


씻어야 할 대야가 없다. 

그냥 뚜껑만 닫아서 김치냉장고에 넣으면 끝이었다. 살림 노동 한 단계가 줄었다.






(대야: 물을 담아서 무엇을 씻을 때 쓰는 둥글넓적한 그릇.)



김치통에 알배기 배추 겉절이 담그기
완성 (뚜껑 닫아서 김치냉장고에 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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