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디자이너에게 직접 듣는 브랜드 SNS 운영 꿀팁
여러분, 잠시 브런치 페이지를 닫고 블로그, 카페, 인스타 등에서 비즈니스 SNS 채널을 구경해 보세요. 구경하실 때 비교 분석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쓱 보셔도 돼요. 10개 정도의 계정을 보시면 좋아요!
보고 오셨나요? 그렇다면 그중에 1,2개의 계정은 '잘 만들었다.', '전문성이 느껴진다.', '잘 굴러가는 회사 같다.'라는 인상을 주었을 거예요. 내용을 자세히 보지 않았는데도 말이죠. 비결이 뭘까요?
정답은 브랜딩에 있습니다. 브랜딩이 잘 된 계정은 전문성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브랜딩이 잘 되었다고 하는 것은 "브랜딩의 두 축"이 훌륭하게 구축되고, 잘 어우러진다는 것을 의미하죠. 이때 브랜딩의 두 축은 "브랜드의 시각 요소(brand design)"와 "브랜드의 언어 요소(verbal branding)"입니다. 오늘은 브랜딩의 두 축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비즈니스 SNS 채널 운영 꿀팁을 공유하겠습니다:)
브랜드는 SNS에서 10초 이내로 전문성을 어필할 수 있어요. 콘텐츠를 자세히 보기 전에도 말이죠.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고요? 디자인이 훌륭하면 됩니다. 사람은 전체 감각의 70%을 시각을 통해 수용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우리는 시각적으로 훌륭하면 존재도 훌륭할 것이라 판단하는 경향 있어요. 우리의 뇌는 시각정보를 텍스트보다 더 빨리 인지해요. 프랑스 국기로 예를 들어볼까요?
어떤 정보가 더 쉽고 빠르게 여러분의 머릿속에 들어왔나요? 네, 바로 시각정보죠ㅎㅎ
따라서 소비자가 디자인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린 후에 텍스트를 접하면, 콘텐츠 자체도 좋게 생각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렇듯 첫인상에서 단번에 전문성을 어필하려면 "좋은 디자인"이 필요해요!
어떤 분들은 이렇게 질문하실 수 있습니다. "디자인에 좋고 나쁨이 있나요? 본인이 만족하고, 예뻐 보이면 좋은 디자인 아닌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좋은 디자인', '제대로 된 디자인'은 분명히 있습니다. 무릇 좋은 디자인은 대표/의사결정권자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디자인이 아니라, "브랜드 가치를 시각적으로 알맞게 구현해 낸" 디자인입니다. 다시 말해 어느 정도 정답이 정해져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창의성이 가미되어야 좋은 디자인인 것은 맞습니다. 다만, 기본적인 틀 안에서 창의성이 발현되어야 하죠.
당근마켓으로 예를 들어볼게요. "따뜻하고 친절한"이 브랜드 가치를 가진 브랜드죠! 아래 이미지는 당근 마켓의 배너에서 폰트만 변경한 이미지예요. 어딘가 어색하고 부자연스럽지 않나요? 우리가 알고 있는 당근마켓의 이미지와 권위와 무게감이 느껴지는 폰트 사이에 충돌이 일어났기 때문이에요ㅎㅎ
따라서 우리는 SNS에서 브랜드 디자인이 컨셉에 맞게 적절하게 유지되고 있는지 계속해서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점검 요소로는 브랜드를 알맞게 표현한 컬러, 잘 세팅된 프로필 이미지, 잘 정돈된 배경 이미지, 통일감과 일관성이 느껴지는 콘텐츠 디자인 등이 있어요. 무엇보다 디자인이 브랜드 언어 요소(네이밍, 슬로건, 카피 라이팅, 스토리, 톤 앤 매너 등)와 잘 어울리는지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브랜드 언어 요소와 시각 요소가 어울리지 않는 것은 운동복을 입고 변호사 업무를 보는 것과 비슷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기능성을 자랑하는 최고급 운동복이라도, 전문성과 신뢰가 중요한 업무 복장으로는 적절하지 않은 것과 같은 원리죠.
언어는 존재를 정의하는 수단입니다. 정의할 뿐만 아니라 표현하고, 더 나아가 소통하게 하죠. 또한 언어는 상상하게 합니다. 여러분이 상상하는 브랜드를 소비자들도 상상하고 느끼게 만드는 역할이 바로 브랜드 언어입니다. 따라서 브랜드 언어는 브랜드 철학, 아이덴티티, 핵심 가치, 비전을 현실화합니다.
간혹 브랜드 언어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에서 브랜드를 구축할 때, 브랜드 디자인과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네이밍"입니다. 브랜드의 정수를 집약한 브랜드 이름을 신중하게 결정하고, 그 후에 브랜드의 시각 요소와 소통 방식이 결정되는 것이 일반적이죠. 또한 이름과 잘 어울리는 슬로건과 캐치 카피(catch copy) 등은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비즈니스 SNS에서는 채널명(네이밍), 소개 글, 스토리, 슬로건, 캐치 카피, 섬네일 그리고 말투(톤 앤 매너)가 브랜드 언어 요소라고 할 수 있어요. 브랜드 언어 요소는 디자인과 잘 어울려야 하며, 무엇보다 "일관성"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권위적인 무드를 어필하는 브랜드가 있다고 하죠. 그런데 채널명이 '빵꾸똥꾸'라면 어떨까요? 혹은 장난기 가득한 슬로건, 캐치 카피, 섬네일 문구를 사용하면 어떨까요? 일관성이 깨져버립니다. 일관성이 깨졌다는 것은 컨셉이 중구난방이라는 것이고, 컨셉이 명확하지 않은 브랜드는 죽은 브랜드나 다름없습니다.
지금부터는 비즈니스 SNS를 기획하고 있는 소규모 회사에서 지금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꿀팁을 알려드릴게요ㅎㅎ 순서대로 진행하시면 좋습니다:)
1. 브랜드 컨셉 키워드를 잡자!
여러분의 브랜드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키워드나, 소비자가 여러분의 브랜드에게 바라는 가치를 키워드로 3가지 정도 뽑아보세요! 만약 제가 고급 주얼리 브랜드를 기획하고 있다면 이런 키워드들을 뽑을 것 같네요ㅎㅎ
2. 네이밍과 캐치 카피를 정하자!
네이밍을 결정합니다. SNS에서는 아이디, 계정명, 채널명이 되겠네요! 스스로 창작해도 되고, 에이전시에 의뢰하셔도 됩니다. 중요한 것은 브랜드의 가치를 언어적으로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입니다. 기억과 발음이 용이할수록 좋고, 대중성과 창의성을 모두 잡으면 훌륭한 네이밍이 됩니다.
다음으로 브랜드를 대표할 캐치 카피를 정합니다. 캐치 카피란 순간적으로 강하게 각인되는 간결한 문장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노브랜드의 "브랜드가 아니다. 소비자다." 배달의 민족의 "다이어트는 포샵으로", "오늘 먹을 치킨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 등이 캐치 카피입니다. 캐치 카피를 잘 사용하시면, 소비자에게 여러분의 브랜드를 매우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습니다.
3. 브랜드 컬러와 디자인 규칙을 정하자!
가장 중요한 단계예요. 다른 건 몰라도 브랜드 컬러는 꼭! 꼭! 정하시길 바라요. 컬러는 굉장히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도구예요. 소비자는 브랜드 컬러로 브랜드의 첫인상을 60% 이상 결정하거든요. 따라서 브랜딩에 있어 적절한 컬러를 사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해요! 여기서 정한 브랜드 컬러는 콘텐츠 디자인, 프로필 이미지 등에 활용될 거예요. 어떤 컬러가 적절한지 잘 모르시겠다구요? 아래 드나브의 글을 참고하세요. 아래 글만 자세히 읽으셔도 전혀 문제없으실 겁니다.
<드나브 인사이트 칼럼: 브랜드 컬러 색상별 의미, 어떤 색상을 선택하실 건가요?>
다음으로 디자인 규칙을 정합니다. 드나브는 이 과정을 "디자인 시스템을 구축한다."라고 얘기해요. 디자인 시스템은 사업가가 SNS를 운영하면서 지속적으로 참고할 디자인 가이드를 만드는 일이기도 해요! 스스로 수많은 레퍼런스를 참고하여 디자인 시스템을 구축하셔도 좋지만, 디자인 경험이 없으시면 에이전시의 도움을 받는 게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이 내용도 역시 아래 글을 참고해 보세요. 디자인 규칙을 설정하는 데 큰 도움을 받으실 거예요!
<드나브 인사이트 칼럼: CI 매뉴얼, 회사 로고 제작할 때 모르면 99% 손해 보는 것>
4. 톤 앤 매너를 정하자!
"커뮤니케이션 에티튜드"라고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어떤 말투로 콘텐츠를 전달할 것인지, 어떤 태도로 소비자와 소통할 것인지 미리 결정하는 것이에요 그리고 일관되게 톤 앤 매너를 유지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톤 앤 매너와 브랜드 언어 요소, 시각 요소가 모두 잘 어우러져야 합니다!
5. 일관성을 유지하며 SNS를 운영하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에요! 네이버 블로그를 보든,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를 보든 소비자의 브랜드 경험은 동일해야 해요! 매체마다 사용하는 브랜드 디자인과 언어가 다르면 소비자는 해당 브랜드를 명확하게 인지할 수 없어요. 또한 브랜딩은 장기적인 작업이기 때문에 꾸준히, 일관되게 컨셉을 유지해야 브랜드로서 소비자에게 인식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은 여기서 마무리하려고 해요. 다음 글에서도 독자분들께 도움이 될 만한 인사이트로 찾아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