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법조인이 되고 싶었나.

끝내 답을 찾지 못했던 그 질문에 대한 해답

by 소만

왜 법조인이 되고 싶었나.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오늘에야 비로소 찾은 것 같다.

로스쿨에 온 이후로도, 오기 전에도 이 질문 참 많이 받았다. 왜 로스쿨에 왔는지, 왜 법조인이 되고 싶었는지.

그때마다 나는, 어릴 때부터 판사가 되고 싶었다, 등의 말로 얼버무렸다.
나도 잘 모르겠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하나씩 소거해 보니 이 길이 남아있었다. 나랑 꽤 잘 맞을 것 같았고, 나와 내 사람들을 지키는데 유용해 보였고 더는 상처받지도, 깔보이고 싶지도 않았다.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 길이야 널렸고, 애초에 이 길은 돈 벌려고 들어온 것도 아니었다.

그럼, 왜?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명확하게 빛나는 한 가지 사실.
역시 내 마음에 귀를 기울여야 답을 찾을 수 있던 걸까. 파랑새는 역시 내 안에 있었던 걸까.

나는 내 양심에 반하는 일은 못 한다.
단어 하나라도 목에 걸린 듯 빠져나오지 못한다.
그냥 내가 그렇게 생겨먹었다. 처음부터 그랬다.

판사가 되면, 내 양심을 지키며 평생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판사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로스쿨에 왔다.

손꼽히게 부유한 것도 아니고 평생 나를 받쳐줄 든든한 백도 가문도 없어 내 밥벌이는 스스로 해야 하는데, 판사가 되면 내 양심에 따라 행동하면서도 먹고살 수 있을 테니.

그거면 족했다.
그래서 여기까지 왔다.

나는 그걸 포기하지 못해서, 여기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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