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떠오르는 장면

by 소만

몇년 전 1월, 포르투갈 리스본 여행할 때.

아침 일찍 카페에 간 날이었다.

주문하기 위해 기다리는데, 내 앞의 잘 차려입은 신사에게 노숙인이 와서 구걸했다. 그는 잠시 기다리라 말하고는, 커피를 추가 주문해서 그 노숙인에게 따뜻한 커피를 주었다.
돈은 언제 주는 거냐고 묻던 노숙인에게 따뜻한 커피를 내밀던 그 남자의 모습이 여전히 생생하다.

유명 호텔들이 밀집한 번화가였고 그 남자는 아침부터 양복 차림에 포르투갈어가 아닌 영어를 썼으니 업무차 온 사람 같았는데, 나는 그때 조금은 놀랍고 신기했다.

대가없는 선의를 베푸는 사람과, 맡겨놓은 듯 계속 돈을 요구하는 사람을 보며.

그날 커피와 크로와상의 맛이 어땠는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그 남자와 노숙인의 모습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출처: 내가 찍은 사진, 2022년 1월의 리스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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