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은 금이 아니야

침묵은 해고일지 몰라

by 김문선 노무사

주말에 언니가 아이들과 함께 놀러왔다.

둘째가 영어학원에서 단어시험을 봤는데

20개 중에 1개 맞았다고 한다.

그런데 학원선생님이 가장 힘든건

공부를 안하는 것보다 대답을 안하는 것이라며,

어머님이 도와달라고 했다고 한다.


어머님인 언니도 그 선생님과 똑같은 문제로

속이 터져서 죽을 지경이었다.

묻는 말에 대답을 안하고 가만히 있는 것이다.


그 얘기를 듣고,

"민아야 이리좀 와야겠다,

이모 얘기좀 들어야겠어.

대답안하면 어떻게 되는지"

하며 A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A가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날 찾아왔다.

2개월 전에 처음으로 직장이라는 곳에 다니게 되었는데

2개월만에 해고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사건의 내막은 이러했다.


A는 회사에서 일할때

어느 누구의 말에도 대꾸를 안했다고 한다.

회사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사회활동조차 하지 않았는데, 다같이 먹는 점심모임에 참석하는 것은 고사하고

인사조차 하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상사가 일러준 작업방식을 따르지 않은 것인데,

상사가 알려준 방식보다 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자기만의 방법대로 일을 하는 것이었다.


곧, 회사 여기저기에서 불만이 터져나왔고

같은 부서 사람들은 더이상 같이 일을 하다가는

속이 터져죽게 생겼다고 항의를 하니

더이상 두고볼 수 없었던 회사가

해고조치를 한 것이었다.


"왜 대답을 안하셨어요?" 라고 물으니,

"대답하기 싫어서요" 라고 했다.


"작업방식에 대해서는 왜 건의를 하지 않고

마음대로 바꾸셨나요,

회사에서 정한 매뉴얼이었을텐데요?"

"그냥 말하기 싫어서요, 제 방법이 낫습니다"


소신이 있다 싶지만,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의 가슴치는 소리,

뒷목잡고 쓰러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마침 자기 PR시대를 살아가면서 대화를 통해

효과적으로 나의 역량을 드러내면서도

매너를 갖춘 그런 대답의 기술을 연마해야 한다는 책을 고개를 끄덕여가며 읽고 있던 나는

A를 이해해 보려고 애썼다.


그래, 대답하기 싫을 수도 있다.

그래도 나혼자 일하는게 아니라면

"예, 아니오" 정도는 해야하지 않을까.


현란한 대답의 기술을 연마할 필요는 없지만

기본적인 의사전달은 필수다.


A가 구제받을 수 있도록 도왔지만,

앞으로 대답은 꼭 하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민아도 이제 알겠지?!

대답안하면 어떻게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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