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에서 살아남기

당신의 생존전략은 무엇입니까

by 김문선 노무사

첫 입사를 했을 때

인사팀 경력이 전무한 나를

상무님은 대단한 능력자인듯 소개했었다.


평균 근속년수가 16년이 넘는 이 회사에서

가장 어린 신입사원을 사람들이 얕잡아 볼 것을

염두해두신 전략이었다.


실제로 일을 해보니 그랬다.

노조에서도 인사팀 신입사원이 일을 잘하는지 못하는지

실수를 하는지 안히는지 예의주시했고,

호시탐탐 나의 약점을 노렸다

나의 약점이 곧 상무님의 약점이자 회사의 약점으로 여겨졌기에 내 삶은 고단했다.


당시 우리 팀에는 사원인 나 다음이 과장도 아니고

부장도 아닌 무려 상무였다.


나는 안으로는 사원부터~부장의 역할을

시기적절히 해주기를 바라는

상무님의 요구에 부흥해야 했고


밖으로는 없는 실력이 탄로나지 않도록 안간힘을 써야했다.


그때 내가 마치 사방이 적인 정글에 홀로 남겨진

아기 사자같이 느껴졌다.


베어그릴스나 에드 스테포드같이

맨몸으로 정글 한복판에 떨어져도

멋지게 살아남는 그런 능력이 내게는 없었다.


늘 여기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즉,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까를 고민해야했다.


그때 우연히 접하게 된 영상이

나에게 큰 도움이 되어 주었다.


"세렝게티 생존경영법"


동물들의 생존 방법을 소개하고

이를 경영에 적용해 보는 강의였는데,


자칭 아기사자는 열광했다.


많은 동물들과 식물들에게는 저마다 생존전략이 있었다.


혼자서는 곧게 자라지 못하는 넝쿨식물들은

무언가를 의지하는 유연성을 발휘하고,


독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있는 것처럼 위장하는 개구리는

능청스럽고 대범했다.


그 중 최고는 3700만년 전부터 존재하고 있는 악어였다.


육지와 물, 어는 곳에서건 생활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오랜 시간 살아남으면서 온갖 전염병에도

면역을 갖게 됐다고 하는데, 악어의 피가 세균을 죽인다고 한다. 그야말로 천하무적인셈이다.


세렝게티의 어벤저스랄까...


악어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밀로 꼽은 것은

바로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었다.

탁월한 적응력으로 이곳 저곳에서

이런 저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것이었다.


아기사자는 그때 큰 깨달음을 얻었다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이 가득해서

정작 이곳에 섞이지 못하고 있었구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구나.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적응을 거부하고 있었던거다.


이럴수도 있고, 저럴수도 있다는 유연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이건 이래야하고 저건 반드시 저거여야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옹졸하게 굴었던 거였다.


그후 나는 새로운 전략을 구사하기로 했다.

이 조직에 물들고, 이 조직에 섞이기 전략,


'이걸 왜 해야돼?'

'저 사람은 왜저래?'


라는 생각을 아예 버리기로 했다.


이 회사를, 이 회사 사람들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나도 이 조직의 일원으로 섞이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마음먹고 나니까

사람들에게 경계심보다는 애정어린 마음을 갖게 되었고,

보다 부드럽고 정성스럽게 대하게 되었다.


사람들도 내 실수에 관대해졌다.


물론 능력자로 보이기 위한 나의 노력은 계속되었고

동시에 진짜 능력자가 되기 위해서

분골쇄신 정도는 아니지만

책가방을 매고 회사에 다니며

학생인지 회사원인지 분간할 수 없는 지경으로

주경야독하며 몇 년을 보냈다.


인간의 뇌는 변화를 싫어하고

익숙한 것을 갈망한다고 한다.


따라서,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좋건 싫건 간에 환경은 변화하고

생존을 위해서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음을 잘 안다.


마음을 활짝 열고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적응력 향샹의 비밀이라는 것을 이제 안다.


악어에게 경의를 표한다.


















매거진의 이전글일로 만난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