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식사를 하는 중에 친한 박사님께서 질문을 하셨다.
박사님 : "부하직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상사는
어떤 사람인줄 알아?"
나 : "친절하게 모르는 거 가르쳐 주고,
나대신 책임지는 상사요?!"
박사님 : "비슷하게 맞췄다.
하나부터 열까지 알려주고,
틀려도 잔소리 않하고, 책임지는 상사.
그럼, 상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부하직원은
어떤 사람일까?
나 : "말 안해도 알아서 척척 하는 사람아닐까요?"
박사님 : "그래, 두말 세말 안하게 하고, 안 틀리고,
상사가 시키지 않은 것까지 찾아서 해오는 직원!"
박사님은 조직의 수장을 오래도록 해오신 분으로, 리더쉽교육을 많이 받으셨다고 한다. 늘 시키는 일만 하기보다는 본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으면
먼저 배우고 찾아보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왔고, 자연스러운 결과로 동기들보다 빠르게 승진가도를 달려 상사로써 지낸 기간이 훨씬 길었다.
박사님과 몇 마디만 나누어봐도 바로 느낌이 온다.
똑부러지게 일해서 상사가 총애하는 인재였겠다 싶다.
아닌게 아니라 결재를 받으러 가면 손볼게 없어서,
늘 동기들이 호랑이 상사에게 결재받기 전에
박사님께 확인을 받았다고 한다.
나는 어떤 유형이었던가?
상무님은 내가 상무님의 마음에 드는 사람이 되도록
디자인하셨다. 때론 채찍질을, 때론 칭찬을 적절히 사용하면서 알아서 책임지는 사람이 되도록 방향을 설정하고 그렇게 행동하도록 만드셨다. 그랬다.
나는 처음부터 상사가 선호하는 부하직원은 아니었다.
'독한 언니의 직장생활백서'라는 책에는 마인드와 태도의 측면에서 부하직원의 유형을 네 가지로 나누었다.
첫째, 시키지 않아도 하고, 더 하려는 사람
둘째, 시켜야 하지만, 더 하려는 사람
셋째, 시키지 않아도 하지만, 더는 안 하려는 사원
넷째, 시켜야 하고, 더 안하려는 사람
상사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단연 첫번째 유형일 것이다. "시키지 않아도 하고, 더 하려는 사람."
책의 저자도 첫번째 유형의 후배들에게
더 많은 업무 노하우를 가르쳐주고
자신의 인맥을 공유한다고 했다.
시키지 않아도 하고 더 하려는 능동적인 삶의 태도는
어떤 식으로든 인생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비밀열쇠와도 같다.
그런데, 모든 조직에서 이런 인재를 원할까?
나의 지위, 조직의 특성 등에 따라서
때로는 두 번째나 세 번째 유형이 더 사랑받기도 한다.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원치 않는 조직일수록 그렇고,
말단 직원일 때가 더 그렇다. 그때는 뭔가를 더 하려고 하면
일을 벌인다, 아는체 한다 등의 이유로 미움을 받기가 쉽다.
그래서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아직 조직의 특성을 파악하고
조직에서 나의 입지를 다지기 전이라면,
첫 번째 유형을 추구하되,
두 번째나 세 번째 유형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다.
업무를 할 때,
시키는 일만 기계적으로 하기보다는
비판적 사고에 입각해서
이것이 정말 맞는 것인지,
더 좋은 방안은 없는지,
생각을 하면서 일을 한다면
일을 할때, 실수도 줄어들고
보고를 할 때 예상치 못한 질문에도
답변을 할 수가 있어 상사에게 덜 깨진다.
(때로는 엄청난 칭찬도 받을 수 있다)
네 번째 유형에 해당한다면,
회사에서 좋은 평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일하기 싫다는 마음이 보이기 때문이다.
나의 마음가짐에서 비롯된 행동을
나보다 연배가 있거나 경험이 많은
상사는 꿰뚫고 있다.
회사에서 나는 어떤 사람이고 싶은지,
일이라는 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일을 통해서 내가 추구하려는건 무엇인지,
고민해 본다면,
그에 따라 회사에서 나의 마음가짐도 달라지고
일하는 방식도 달라질 것이다.
어떤 사람은
꼭 임원되고 싶지만,
어떤 사람은 아니다.
유리천장을 깨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임원되기는 남성에게도 역시 어렵고,
임원되려고 일에 매달리는게
전혀 행복하지 않은 인생도 있다.
어떤 유형이 될 것인가 하는 내 마음의 결심은
나에게, 또 나의 상황에
최대한 후회를 남기지 않을 선택이면 된다.
여러 고민 끝에 내린 선택으로
회사에서 미움좀 받더라도 감수할 수 있을
지극히 주관적으로 정당한 이유와 용기,
후폭풍에 대한 차선책이 있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