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의 이글루 지붕은 둥그렇다.
눈이 아무리 쌓여도 아치형 구조가 무게를 고르게 지탱해 준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바람도 둥그런 외형 덕에 슬쩍 비켜간다.
만약 네모나거나 뾰족했다면? 눈은 한쪽에 쏠리고, 바람은 그대로 정통으로 부딪혔을 것이다. 며칠도 못 가 부서졌을지 모른다.
나의 중년도 그렇다.
이제는 둥그렇게 다듬어지고 있을 것이다. 북극의 모진 겨울을 견딘 이글루처럼 세상의 바람이 아무리 거세도 툭툭 흘려보내며 견딜 수 있도록. 그래야 웬만한 말에, 웬만한 일에 상처받지 않고 살아낼 수 있으니까?
그래도, 아주 가끔은 그런 바람이 마음 한구석을 스치고 그 자리가 욱신거릴 때가 있다.
아직은 조금 덜 둥근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