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하고 명석해지기 싫은 사람이 있을까? 누구나 머리는 잘 돌아가길 원하고, 날카로운 통찰을 장착한 사람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싶어 한다.
그런데 얼마 전, 참 묘한 이론 하나를 접했다. 열심히 공부하고 집중할 때가 아니라,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리고’ 있을 때 두뇌 회전이 가장 활발하다는 말. 처음엔 고개가 갸웃해졌지만, 생각해 보니 일리가 있었다.
나도 가끔은 그렇게 멍하니 있을 때, 오히려 머리가 맑아지고 졸음도 달아나는 걸 느낀다. 아무 생각 없는 척하지만, 실은 오만 가지 생각이 흘러가고 있다. 그렇게 흘러가도록 두는 시간. 그게 진화하면 ‘명상’이 되는 걸까? 그렇다면 하루 중 언젠가는, 꼭 그런 ‘멍 때리는 시간’이 필요할것 같다.
멍을 통해 상처 난 마음이 기름치고, 조여지고, 힐링된다면? 내 몸은 어떻게 쉬어야 할까? 아마도, ‘빈둥거림’ 아닐까? 그래, 오늘 하루는 빈둥거려 보자. 과학적으로도 멍 때릴 때 두뇌가 가장 활성화된다잖아? 오늘은 일요일이고, 세상도 잠깐 멈춘 듯하니, 나도 세상에서 잠시 탈출해 본다.
그날 저녁 아내에게 혼났다.
집에서의 멍 때림은 아내와의 사전 조율이 꼭 필요하다는 걸, 몸소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