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해집시다

나름 진지

by 이칸 eKhan

삶은 때로 너무 진지하다. 게다가 건조하다. 우리는 목표를 세우고, 책임을 다하며, 세상과 타협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웃음과 가벼움, 그리고 순수한 즐거움이란 지나치기 십상이다.


어쩌면 우리가 진정으로 삶을 즐기기 위해 필요한 건, 조금 더 유치해지는 용기일지도.


유치함이란 무엇일까?


어른이 된다는 건 세상과 자신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태도를 배우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실수를 두려워하고,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규칙과 틀에 맞춰 살아가려 애쓴다.


하지만 유치함은 그 틀을 살짝 비켜가는 방종이다.


애처럼 이유 없이 웃고, 별것 아닌 일에 기뻐하고, 세상의 논리 따위는 잠시 잊어버리는 마음이다.


비 오는 날 우산 없이 거리를 뛰어다닌 적이 있다.(민원 받은 적 있음) 보통이라면 “감기 걸릴까 봐”라거나 “옷이 젖으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먼저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비를 맞으며 깔깔대는 어린아이의 마음을 느껴봤다면?


젖은 옷은 마르고, 감기는 약을 먹으면 낫는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의 해방감, 그 순수한 즐거움은 쉽게 잊지 못한다.


유치함은 또한 창의력의 원천이다. 상상력은 어른의 세계에서는 종종 비현실적이거나 비효율적이라는 이유로 억눌린다. 하지만 유치한 상상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유치함은 고정관념을 깨고, 삶을 더 풍성하게 만드는 맛소금이다.


물론, 유치함이 항상 적절한 건 아니다. 책임과 성숙함이 필요한 순간도 분명 있다. 하지만 삶의 모든 순간을 진지함으로만 채운다면, 우리는 로봇처럼 기계적으로 살아갈지도 모른다.


유치함은 삶에 색을 더하는 양념 같은 존재다. 적당히 뿌려지면 밍밍했던 일상이 갑자기 맛있어진다.


삶이 무겁게 느껴질 때, 우리는 잠시 멈춰서 이렇게 자문해 보면 어떨까? “내가 지금 조금 더 유치해진다면, 어떤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을까?” 어쩌면 그 질문이 우리를 예상치 못한 웃음과 행복으로 이끌어줄지도 모른다.


인생이 조금 유치해지면, 삶은 확실히 더 재미있어진다.


그래서 오늘, 나는 또 다른 유치한 일을 시도해 본다.


함께 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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