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 지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분유는 매우 끈적하고 잘 눌어붙었다.
단내가 풀풀 났다.
내 손에 묻은 분유를 핥는 아기 고양이의 분홍색 혀가 피부에 간지럽게 닿았다.
그 애의 이미 더러웠던 털은 녹진한 분유가 눌어붙어 더욱 더러워졌다.
나는 그 와중에서 분유를 핥는 고양이에게 젖병을 물렸다.
자세가 불편했는지 몇 번의 시도 끝에 아기 고양이가 제대로 젖병을 빨기 시작했다.
이미 손은 완전히 엉망이었다.
다행히 별이 때문에 물티슈는 늘 구비되어 있다.
나는 한 손에 젖병을 든 채 다른 한 손을 뻗어 물티슈를 꺼냈다.
다만 이 고양이는 얼마 안 되는 분유를 먹다 지쳤는지 다시 눈을 감으며 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온몸에 끈적한 분유를 뒤집어쓴 채로.
"........"
나는 그 끔찍한 몰골을 바라보다 정수기에서 뜨거운 물과 찬물을 반반 섞어 약간 따뜻한 상태의 물을 받아왔다.
그리고 물티슈를 꺼내 늘어진 고양이를 닦았다.
이 분유는 정말이지 잘 닦이지가 않았다.
고양이용 샴푸 같은 게 필요하지 않을까?
아기 고양이용 샴푸는 없나?
온갖 질문들이 머릿속을 배회했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우리 집엔 그런게 없다.
300그람 조금 넘는 고양이를 씻겨도 되는지 역시 의문이었다.
그리고 그때, 이제 대충 앞발과 가슴 부분을 닦은 후 엉덩이를 닦으려 할 때였다.
"아아아.."
예상치 못한 일은 연달아 일어난다.
물론 나 때문이었다.
따스한 물에 적셔진 천이 분유가 흘러내린 고양이의 엉덩이를 자극하자, 그 애는 마치 노란 물감 은 똥을 쌌다.
이미 분유를 먹이겠다고 방에 들어온 지 삼십 분이 지난 시점이었다.
나는 이 망할 분유 급여를 네 시간 마다 해야 했으니, 이제 다음 분유 급여까지는 세 시간 반이 남았다.
그리고 사실 이 생각은 전부 내 옷에 묻은 노란 색의 아기 고양이 똥을 잊기 위한 필사적인 회피였다.
고양이는 만족스럽게 입을 짭짭 거리며 잠 잘 준비를 했다.
나는 그 애를 다시 극세사 천으로 가득한 캐리어 안에 집어넣고 약 십 초간 멍하게 앉아 있었다.
똥
고양이 똥
노란색
물감 같은
무언가, 정말로, "똥"이라고 주장하는 듯한.
모든 단어가 갑작스레 매우 어색하게 느껴졌다.
토끼 똥에서는 특별한 냄새가 나지 않는다. 작고 동그란 환처럼 보이기도 했다.
별이에게선 늘 풀 냄새가 났고,
부드러운 갈색 털을 쓰다듬다가 정수리에 뽀뽀하면 햇살에 막 말린 듯한 이불 같은 향이 나를 감쌌다.
중성화 전 발정기 때엔 똥에서 마치 양파 같은 냄새가 났으나 호르몬이 날뛸 일이 없다면 토끼 똥에선 대체로 특별한 냄새가 나지 않는다.
그러니 나는 갑작스러운 물감 똥 사태에 뇌가 정지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하지만 고양이는 만족스러워 보였다.
까만 밤 같은 더러운 아기 고양이는 다 닦지 못한 분유 때문에 조금 더 더러워졌다.
그 상태로도 완벽하게 잠에 들었다.
다음 분유 급여까지는 이제 세 시간이 남았다.
나는 이 네 시간의 텀이 이렇게까지 빨리 줄어들고 또한 사람을 얼마나 압박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강제로 공부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건 모두가 자는 새벽에도 마찬가지였다.
이 모든 재앙이 네시간마다 반복되었다.
나는 알람을 맞추고 새벽에도 일어나 분유를 급여했다.
며칠이 지나자 본능처럼 눈이 번쩍 뜨였다.
나와 함께 잠들어 있던 별이가 불만스러워 하며 몸을 비틀었으나 고양이 분유 급여는 계속되어야 했다.
307g,
315g,
322g.....
아주 적은 숫자였으나 매일같이 조금씩 몸무게가 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