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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新綠(신록)

금삿갓의 漢詩自吟(250517)

by 금삿갓

新綠(신록)

- 금삿갓 芸史(운사) 琴東秀(금동수) 拙句(졸구)


都城立夏木姸粧

도성입하목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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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성에 여름 되니 나무들 곱게 단장하고


細雨黃砂已久忘

세우황사이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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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비에 황사는 이미 잊은 지 오래네.


漢水遊船蘇賦顧

한수유선소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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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유람선은 소동파의 적벽부 돌아보고


覓山茂柏阮圖藏

멱산무백완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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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 우거진 잣나무는 완당의 세한도 감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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來牟出穗靑波夢

래모출수청파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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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 보리 이삭 나오니 푸른 물결의 꿈이요


甘藷埋根土塊糧

감저매근토괴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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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묻힌 뿌리는 흙덩이 식량이라.


葉勝花時誰盍樂

엽승화시수합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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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이 꽃보다 나은 때 누가 아니 즐거울까


槐陰詠客擧香觴

괴음영객거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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홰나무 그늘에서 시인은 향기로운 잔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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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계절의 여왕이고 신록의 계절이다. 온 산하가 연초록이나 짙은 녹색으로 물들고, 논밭도 작물들이 자라나서 푸른빛을 더한다. 물론 보리의 경우는 이제 곳 맥추기(麥秋期)가 다가오면 황금물결이 일렁이겠지만 지금은 푸른 물결 즉 맥랑(麥浪)이다. 이모작을 하는 논 이외에는 슬슬 모내기를 준비할 시기이다. 모내기까지 끝내면 그야말로 온 천지가 푸른 바다처럼 되는 것이다. 오늘은 이런 신록의 정취를 읊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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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의 제1구의 2번 자인 성(城)가 평성(平聲)이라서 평기식(平起式) 칠언율시(七言律詩)이다. 압운(押韻)은 ◎표시가 된 장(粧), 망(忘), 장(藏), 량(糧), 상(觴)이고 양운목(陽韻目)이다. 제4구 제1번과 제6구 제1번 자의 평측(平仄)을 변화시켰다. 나머지는 전범을 지켰고, 각 구(句)의 이사부동(二四不同)·이륙동(二六同) 조건을 잘 충족하였다. 어려운 시어는 다음과 같다. 소부(蘇賦)는 소동파(蘇東坡)의 적벽부(赤壁賦)를 말한다. 완도(阮圖)는 완당(阮堂) 김정희(金正喜)의 세한도(歲寒圖)를 말하는데, 세한도의 송백(松柏)의 지조를 칭한다. 래모(來牟)는 보리를 말한다. 감저(甘藷)는 감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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