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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麥浪(맥랑) / 보리 물결

금삿갓의 漢詩自吟(250519)

by 금삿갓

麥浪(맥랑) / 보리 물결

- 금삿갓 芸史(운사) 琴東秀(금동수) 拙句(졸구)


難過麥嶺患窮家

난과맥령환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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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기 힘든 보릿고개 궁한 집의 근심인데


出穗靑波發笑葩

출수청파발소파

●●○○●●◎

이삭 패어 푸른 물결에 웃음꽃이 피네.


澤畔泥田歌幾燕

택반니전가기연

●●○○○●●

못 가 진흙 밭에 몇 마리 제비 노래하고


川邊草莽哭群蛙

천변초망곡군와

○○●●●○◎

냇가 풀숲에선 개구리 떼 울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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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貧樂道能求樂

안빈낙도능구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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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빈낙도는 능히 구할 낙인데


貴富榮滋不得華

귀부영자부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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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귀영화는 얻지 못할 사치이네.


使我來牟耕種育

사아래모경종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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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보리 씨 뿌려 키우게 해


飢民救濟好糧加

기민구제호량가

○○●●●○◎

주린 백성 구제하는 좋은 식량 더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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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녘에는 보리 이삭이 피어서 바야흐로 푸른 보리 물결이 일렁이는 계절이다. 옛부터 이런 시기를 보릿고개 즉 맥령(麥嶺)이라 불렀다. 가을걷이한 양식이 바닥이 드러나는데, 새로운 곡식인 보리가 아직 익지 않는 시기가 가난한 서민들이 견디기 힘든 춘궁기(春窮期)이다. 보리 이삭이 나오면 그나마 반가운 것이다. 덜 익은 보리 이삭을 잘라 디딜방아로 찧어서 보리떡을 만들어서 끼니를 때우는 것이다. 필자 금삿갓도 어릴 때 그런 경험을 하였다. 밀과 보리가 누렇게 익을 무렵이면 이삭들을 한 움큼씩 따서 모닥불에 그을려서 손바닥으로 쓱쓱 비벼서 살짝 익은 알곡을 먹느라, 온 얼굴과 입이 검정으로 물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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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의 제1구의 2번 자인 과(過)가 평성(平聲)이라서 평기식(平起式) 칠언율시(七言律詩)이다. 압운(押韻)은 ◎표시가 된 가(家), 파(葩), 와(蛙), 화(華), 가(加)이고 마운목(麻韻目)이다. 모든 구의 평측(平仄)은 전범을 지켰고, 각 구(句)의 이사부동(二四不同)·이륙동(二六同) 조건을 잘 충족하였다. 어려운 시어는 다음과 같다. 맥령(麥嶺)은 보릿고개이다. 택반(澤畔)은 못의 가장자리의 땅이다. 초망(草莽)은 우거진 수풀을 말한다. 영자(榮滋)는 무성하게 번성하는 것이다. 래모(來牟)는 보리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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