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라는 러시아판 ‘허경영’을 왕으로 옹립한 역사가 있다. 1934년 7월 10일, 안도라 의회는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국왕을 선출했다. 놀랍게도 왕위에 오른 사람은 리투아니아 태생 러시아 출신의 이민자이자 전문 사기꾼인 보리스 스코시레프(Boris Skossyreff)였다. 스코시레프는 안도라 국민들에게 국가 현대화, 세금 폐지, 외국 자본에 우호적인 제도, 은행과 카지노 설립, 그리고 관광과 스포츠 발전을 정치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국민들을 위해 새로운 안도라 신문을 창간하고, 1만 부 발행되는 새로운 헌법을 제정 및 공표했다. 그의 공약은 마치 우리나라의 허경영처럼 시대를 앞서 있었고, 그의 비전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현재의 안도라 모습과 똑같다. 즉, 그의 공약대로 GDP의 상당 부분이 관광에 기반을 두고 있고, 은행에 상당한 세금 혜택과 기밀 유지를 제공하며, 낮은 세금과 면세로 유럽에서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가 되었다. 마치 카사노바가 이태리에서 파리에 입성하여 로또복권 제도를 도입하여 그 기금으로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한 모델과 비슷하다. 시대를 앞서간 사기꾼이었다.
<안도라의 지도와 사기꾼 왕인 보리스 스코시레프>
<보리스 스코시레프의 집무 모습>
그러나 스코시레프는 왕위에 2주도 채 머물지 못했다. 그의 정책 중 카지노사업은 도박을 금지하는 주교의 정책과 어긋났다. 우르헬 주교는 안도라에 카지노를 개설하기로 한 결정에 격분하여 언론을 통해 스코시레프를 맹렬히 비난했습니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새 국왕은 주교와 전쟁을 선포하는 포고문을 발표했는데, 안도라에는 경비병 몇 명을 제외하고는 정규군이 없다. 7월 23일, 주교의 지시를 받은 카탈루냐 경비대는 스코시레프가 안도라에 처음 도착했지만 추방당했던 1933년 이민법 위반 혐의로 그를 체포했다. 그리고 바르셀로나로 압송했다가 다시 마드리드로 이송시켜 추방해 버렸다. 그는 프랑스, 독일 등지의 수용소를 전전하다가 사기꾼의 수완을 발휘하여 독일군 기갑사단의 통역장교로 복무했다. 2차 대전이 끝나고 미군의 포로로 잡혔다가 다시 독일로 돌아와서 소련과 밀수를 하다가 걸려서 소련 수용소 생활을 하다가 만년에 독일에서 사망했다.
아무튼 정말 세상에서 별 희한한 작은 나라에 두 번이나 와서 잠을 자고, 오늘은 스페인의 지중해 항구 도시이며, 몇 년 전 축구선수 이강인이 있던 팀의 연고지인 발렌시아를 향하여 출발한다. 안도라에서 발렌시아까지는 450km 정도이고 자동차로 계속 달리면 5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 물론 가는 길의 교통 상황이 순조로울 경우이다. 피레네 산맥을 탈출하여 계속 달려가면 항구도시 타라고나(Tarragona)에 당도한다. 여기서부터는 지중해를 끼고 스페인 남쪽으로 계속 내려가면 된다. 피레네 산속의 꾸불거리는 길을 달리면 산 중턱에 있는 옛 성채들도 보이고, 풍력 발전기의 돌라가는 모습들이 자주 눈에 띈다. 어느덧 해도 뉘엿뉘엿 넘어가는 저녁 시간이다. 장시간 운전 끝에 드디어 발렌시아가 눈에 들어온다. 발렌시아의 축구단의 공식 경기장인 누 메스타야(Nou Mestalla)의 건물이 보인다. 오늘도 무사히 안전 운행을 한 것이다. 오늘의 숙소는 Parker Urban Flats인데 호텔이기보다 우리나라의 콘도 스타일이다. 방도 넓고 독립된 주방과 거실까지 널찍하다. 주방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각종 기구와 세제 등을 새로운 것으로 제공해 준다. 단점이라면 주차장이 없어서 주변의 공용주차장이나 사설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시설도 깨끗하고 숙박요금도 매우 저렴해서 지금까지 투숙한 어느 시설 보다 가성비가 최고였다.
<Parker Urban Flats 호텔 : 모습은 오래된 건물인데 내부는 정말 새로 지은 것 처럼 깨끗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