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국왕이자 독일 황제 선출자인 카를로스(Carlos) 5세는 1526년 세비야에서 포르투갈의 이사벨(Isabel)과 결혼한 후 그라나다를 방문했다. 그때 그는 알람브라 궁전에 자신의 왕궁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황제는 궁전을 로마 양식으로 건설하기로 결정했는데, 이는 아마도 알람브라 총독이자 카스티야에서 이탈리아 문화를 수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루이스 우르타도 데 멘도사(Luis Hurtado de Mendoza) 장군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궁전의 원형은 라파엘로와 줄리오 로마노의 친구였던 발다사레 카스틸리오네(Baldasare Castiglione)가 제안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원래 프로젝트는 레오 10세의 로마 예술계에서 수학한 페드로 마추카(Pedro Machuca)가 설계했다. 그는 1533년부터 1550년(그가 사망한 해)까지 공사를 지휘했으며, 서쪽과 남쪽 문을 제외한 모든 외관은 완성되었다. 그의 뒤를 이어 아들 루이스가 원형 안뜰을 설계했지만, 1568년 그라나다에서 모리스코족의 반란으로 15년간 공사가 중단되었다. 1619년 안뜰의 상부 주랑이 완공되었고, 1637년까지 공사가 계속되었지만 예산상의 문제 등으로 이때부터 공사가 중단되었다. 궁전은 1923년까지 미완성 상태로 남아 있었는데, 레오폴도 토레스 발바스(Leopoldo Torres Balbás)가 박물관으로 사용하기 위한 복원 계획을 시작하면서 1958년 건축가 프란시스코 프리에토 모레노(Francisco Prieto Moreno)가 완공했다. 궁전의 양식적 선택은 평면도의 독창성, 정사각형 안에 내접하는 원, 그리고 르네상스 전성기 건축 양식의 사용을 통해 "로마 양식" 건축을 표현하고자 하는 확고한 열망에 기반했다. 필자 금삿갓의 눈에는 원형의 열주(列柱)가 정교하게 세워져 있는 파티오가 매우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