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가에서 일정을 대충 소화하고 오후에는 스페인 투우(鬪牛)의 발상지인 론다(Ronda)로 출발한다. 론다는 인근에 위치한 쿠에바 데 라 필레타(Cueva de la Pileta) 동굴에서 동굴 벽화가 발견되었기 때문에 신석기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기원전 6세기에 켈트족들에 의해 아룬다(Arunda)라는 이름의 마을이 설립되었다. 페니키아인들은 이곳에 아시니포(Acinipo)라는 이름의 마을을 세웠다. 기원전 3세기에는 고대 로마의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 장군에 의해 요새화되었고, 율리우스 카이사르 시대에는 도시 칭호를 받게 된다. 론다는 투우의 발상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1784년에 건설된 신고전주의 건축 양식의 투우장인 론다 투우장(Plaza de Toros de Ronda)은 스페인에서 오랜 역사를 가진 투우장 가운데 한 곳으로 여겨진다. 론다는 도시를 둘로 갈라 넣은 협곡이 있는데, 1759년에 착공하여 1793년에 준공된 누에보 다리(Puente Nuevo) 등 수많은 문화유산이 남아 있다.
미국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영화감독 오슨 웰스는 론다의 구시가지인 라 시우다드에 임시 거주자로 머물며 여러 여름을 론다에서 보냈다. 두 사람 모두 론다의 아름다움과 유명한 투우 전통에 대해 글을 썼다. 오슨 웰스는 그의 유언대로 그의 유해는 론다의 산 카예타노에 묻혔다. 헤밍웨이와 그의 추모비가 론다 투우 경기장 앞에 세워져 있다.유명한 독일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도 론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는데, 그중에는 1912년 12월부터 1913년 2월까지 레이나 빅토리아 호텔에서 3개월을 보냈단다. 그의 방은 그가 떠난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고 하는데, 확인할 수 는 없다.
말라가에서는 약 100Km 정도의 거리라서 비교적 가벼운 이동이다. 이동하는 길 옆으로 스페인의 풍력 발전기들이 열일을 하면서 전기를 생산한다. 스페인의 풍력 발전 시설은 세계 5위로 매우 많아서 전체 전력 생산량의 25%가량을 담당한다. 론다에 도착하니 인구 4만 명 정도의 아주 아담한 도시지만 많은 문화유적과 절벽 등으로 관광객이 아주 많았다. 저녁쯤에 도착하여 호텔을 잡아 놓고 시내 야경을 돌아보고, 식사 장소도 헌팅하력 나섰다. 인터넷 리뷰도 좋은 음식점인 Flores El Decano를 찾아가니 가던 날이 장날인지 휴업이다. 이 음식점은 1919년에 개업을 해서 100년을 넘은 오래된 곳인데 평점이 그런대로 좋았다. 할 수 없이 시내를 둘러보고 들어 올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