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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自遣(자견) / 스스로 위로함.

금삿갓의 漢詩工夫(250928)

by 금삿갓

自遣(자견) / 스스로 위로함.

- 李白(이백)


對酒不覺暝

대주불각명

●●●●◎

술 마시다 어두운 줄 몰랐더니


落花盈我衣

낙화영아의

●○○●◎

떨어지는 꽃이 내 옷에 가득 차네.


醉起步溪月

취기보계월

●●●○●

취해 일어나 달빛에 계곡을 걸으니


鳥還人亦稀

조환인적희

●○○●◎

새는 돌아오고 사람은 드무네.

對酒忘懷而不覺日之已暝(대주망회이불각일지이명)하니, 眞好自遣(진호자견)이라. 便見得在花下飮酒(변견득재화하음주)하야. 坐之甚久故(좌지심구고)로 花落盈衣然(화락영의연)이나, 放懷于酒(방회우주)하야. 殊不知襟衫(수부지금삼)이 受落花也(수락화야)라.

술을 대하여 회포를 잊노라 날이 이미 어두워지는 것을 몰랐으니, 진정 스스로 위로를 좋아한 것이다. 편하게 꽃 아래에서 술을 마시며, 매우 오래 앉아 있은 까닭으로 떨어진 꽃이 옷에 가득 찼으나, 술로 회포를 물리쳤으니, 달리 적삼이 낙화를 받아들이는 것을 알지 못한 것이다.

日落而月上(일락이월상)하니, 人已醉矣(인이취의)라. 于是(우시)에 起而步月(기이보월)하야. 循溪而觀焉(순계이관언)하니, 倦飛之鳥(권비지조)는 旣已知還(기이지환)하고, 同遊之人(동유지인)이 又復稀少(우부희소)하고, 只此花月(지차화월)이 與酒(여주)로 爲侶而我乃眞堪自遣也(위여이아내진감자견야)라.

해가 지고 달이 떠오르니, 사람은 이미 취하였다. 이때에 일어나 달빛에 걸으며 계곡을 돌아서 보니, 날기에 지친 새는 이미 돌아왔음을 알겠고, 함께 노닐던 사람도 또다시 보기 드물고, 다만 이 꽃과 달이 술과 함께 짝이 되어주니, 나는 이에 진정 스스로 위로하여 견딜 수 있겠다.

* 이백(李白, 701~762) : 중국 성당기(盛唐期)의 시인으로서 자는 태백(太白)이며 호는 청련거사(靑蓮居士)다. 이백은 중국의 수많은 시인 가운데 두보와 더불어 가장 위대한 시인으로 칭송되며, 오늘날 이두(李杜)라 병칭 하며 두보를 시성(詩聖), 이백을 시선(詩仙)이라 부른다. 출생지와 혈통에 관해서는 정설이 없고 관련 기록을 참고하여 유추해 보면 수나라 말에 그의 먼 조상이 서역(西域)으로 유배되어 갔다가 당나라 신룡(神龍) 원년(705)에 그의 부친 이객(李客)이 몰래 가족들을 데리고 촉(蜀)이라는 지방의 사천성(四川省) 면주(綿州) 창명현(彰明縣) 청련향(靑蓮鄕)에 들어와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백은 서역에서 태어나 5세 때 서역에서 무역상을 하던 아버지를 따라 들어와 25세까지 20년 동안을 이곳에서 생활하였다. 청련거사라는 그의 자작호도 자신의 고향이라 여긴 청련향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다. 호방한 성품의 이백은 학문에도 자질이 있어 부친으로부터 가학(家學) 교육받고, 일찍이 어려서부터 학문을 연마하여 다방면의 지식과 사상을 습득하였다. 이백은 지방 관리에게 자신을 천거하는 편지글에서 5세 때 60 갑자를 외웠고, 10세 때 유가를 비롯한 제자백가의 사상을 섭렵하여 황제 헌원 이후의 일을 알고 있었다. 15세 때 기서(奇書)를 읽고 부(賦)를 지어 사마상여(司馬相如, 기원전 179~기원전 117)를 능가하였으며, 검술을 좋아하고 두루 지방 관리들을 배알 하였다고 술회하였다. 송나라 축목(祝穆)이 편찬한 『방여승람(方輿勝覽)』의 기록에 의하면 이백이 미주(眉洲)의 상이산(象耳山)에서 독서할 때 공부에 싫증을 내고 하산하다가 한 노인이 시냇물 옆 숫돌에 절구를 놓아두었는데, 이백이 노인에게 왜 그것을 갈고 있느냐고 물으니 노인이 바늘을 만들려고 한다고 답했다. 이에 이백이 크게 깨달은 바가 있어 이후 학문에 계속 정진하기로 마음먹고 산으로 다시 돌아가 독서를 계속하였다고 한다. 이로부터 마저성침(磨杵針)의 고사가 인구에 회자되었다. 이백은 10대 후반에 민산(岷山)의 남쪽에서 동엄자(東嚴子)라는 은자를 스승으로 도술을 배우며 세속에서 누릴 수 없는 자유로운 생활을 했다. 동강(潼江), 지금의 재주(梓州) 부근의 산에서 은거하고 있는 은사 조유(趙蕤)를 방문하기도 하였는데, 그의 정치사상이 이백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이백이 흠모하였던 역사상 인물들은 관중(管仲), 안영(晏嬰), 악의(樂毅), 장량(張良), 제갈량(諸葛亮), 소진(蘇秦), 노중련(魯仲連) 등이 있다. 특히 계책에 능하고 공을 세우고도 상을 받지 않고 절개를 지킨 노중련에 대한 이백의 존경과 추종은 지대하여 여러 편의 시에서 찬양하고 있다. 노중련에 대한 이백의 각별한 존경과 숭상하는 마음은 「고풍(古風)」 제10수에 잘 나타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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