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왜 대장동(大庄洞)인지 아시나요?
금동수의 세상 읽기(251119)
몇 년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어 오던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이 최근에 법원에서 1심 판결이 나와서 형사 처벌과 추징을 당하는 시동이 걸렸다. 하지만 아직 그 몸통과 부당이득의 최종 저수지를 명확히 규명하지는 못한 상태였다. 그런데 돌연 ‘그분’ 인지 ‘몸통’인지 아리송한 모처의 압력 또는 묵시적 청탁이 의심되는 정황으로 검찰이 항소 포기함으로써 더욱 사건의 파장이 증폭되고 있다. 이번 항소 포기로 대장동 불법을 직접 실행한 일당들은 얼마간의 형을 살고 나면 천문학적 불법 수익을 합법적으로 챙길 수 있으니, 더욱 ‘그분’과의 결탁이 의심스러운 것이다. 여기서는 대장동 사건의 불법적인 내용이나 법정 공방, 정치적 공방을 논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사항은 신문과 방송의 보도나 유튜브에서 자세하게 떠들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연일 터뜨리고 있으니 거론하지 않겠다. 필자 금삿갓이 하고자 하는 말은 다름 아니라 바로 대장동의 이름이 신기하게 뇌리에 박힌다. 옛 선조들이 동네 이름을 지을 때는 무슨 예지력이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면 가마솥 계곡을 뜻하는 부곡면(釜谷面)과 따뜻한 우물을 뜻하는 온정리(溫井里)에서 온천이 나온다. 요즘 논란이 일고있는 종묘가 있는 곳이 훈정동(薰井洞)이다. 훈(薰)은 향을 피우는 것을 뜻한다. 정(井)은 우물이다. 종묘는 선대 임금들에게 향을 피우고 제물을 받쳐 제사를 올리는 곳이다. 종묘에는 영원히 마르지 않는 두 개의 우물이 있다. 제사용 우물인 제정(祭井)과 임금의 전용인 어정(御井)이다. 동네 이름과 용도가 딱 맞다. 금삿갓의 선조 할아버지의 세거지인 안동 예안의 부포리(浮浦里)는 낙동강 가에 있는 마을이었다. 그런데 안동댐이 들어서면서 동네 모두가 수몰되고 모든 사람들은 물에 뜨듯이 동네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럼 이제 대장동(大庄洞)을 보자. 대(大)는 큰 것을 나타낸다. 장(庄)은 귀족이나 고관들의 별장이나 장원(莊園)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러니 대장동은 아주 높은 고관이나 귀족의 큰 장원이 있는 곳이라는 말이다. 김만배나 남욱, 정영학, 정민용 등의 송사리 같은 사람들의 별장이나 재산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아주 높고 귀한 ‘그분’의 커다란 장원(莊園)이며 재산일지도 모른다. 딱 ‘그분’에게 맞는 바로 그런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