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금강산도 식후경(食後景)(7/12)

금삿갓의 산티아고 순례길-마카롱 맛집

by 금삿갓

조선 과객 금삿갓이 파리 시내 관광의 아마츄어 무료 가이드로 데뷔하는 첫날이다 . 아침 일찍 기상하여 숙소에서 크루아상에 커피 한 잔으로 아침을 때웠다. 35년 전에 처음 파리로 출장 와서 에펠탑 근처 오래된 호텔에서 자고 나서 먹었던 크루아상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전날 프랑스 온 기념으로 와인 몇 병을 비워서 머리가 찌끈거리고 속은 쓰린데, 어디 해장국은 없고 쓴 커피에 크루아상이 접시에 담겨 나온 걸 보고 어제 마신 와인이 올라오는 듯하였다.

아무튼 가이드의 노릇은 충실히 해야 하니. 우선 오늘 하루 종일 쓸 전철표를 무더기로 샀다. 나비고나 모빌 등 복잡한 설명 읽기 귀찮아서 까르네 형식의 묵음표를 사는 게 신경 쓸 것이 없다. 먼저 여자들이 좋아하는 샹젤리제 거리로 가는 거다. 거긴 명품의 거리니까 눈요기만 시키고, 구매는 주머니 사정이 좋아진다면 다음 기회에....

너무 일찍 나와서 명품 샵은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이 효자다. 적은 경비로 많은 만족을 주는 법이다. 아침이 부실했으니 샹젤리제 나온 김에 마카롱 맛집 중에 하나인 라뒤레에 들려서 입을 즐겁게 하자. 라뒤레 매장이 마침 길거리에 오픈 매장을 열고 일찌감치 오픈을 해 놓아서 다행이다. 라뒤레는 1862년에 마카롱 전문점으로 개점했으니 역사가 가장 오래다.

마카롱이 프랑스 디저트의 대명사로 세계적으로 유명하지만, 실제 이 과자의 기원이나 역사는 이태리이다. 1533년 이탈리아의 저 유명한 메디치 가문의 딸 카트린 드 메디치(Catherine de’ Medici, 1519~1589)가 프랑스의 앙리 2세(Henri II)와 결혼하면서 프랑스에 전한 것이라는 의견이다. 당시 카트린 드 메디치는 이탈리아의 요리사들을 대동하고 프랑스로 시집가서 이탈리아의 다양한 요리와 기술을 프랑스에 소개했고, 이때 많은 종류의 이탈리아 요리가 프랑스에 전해진 것으로 회자된다. 마카롱 역시 이러한 요리들 중 하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프랑스 왕실은 요리나 실내장식 등에서 이태리보다 후진국이었다. 요리도 요리를 담는 식기도, 요리를 먹는 예법도 촌스러웠단다.

이런 상황을 프랑스의 왕들이 이태리에 지지 않으려고 요리학교를 세우고, 요리사 자격증 제도를 도입하여 프랑스 요리가 세계의 최고가 된 것이다. 프랑스는 마카롱을 이태리로부터 받아들였지만 나름대로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여 각 지역마다 조금씩 특색이 다른 마카롱을 선보이고 있다. 파리서 산티아고 가는 길 즉 프랑스길의 시작점이 생장 삐에 드 뽀흐이고, 여기에 가려면 중간 기착지가 바이욘이다. 이 바이욘 남서쪽 밑의 항구도시 생장드뤼즈(Saint-Jean-de-Luz)의 마카롱도 나름 유명하다. 그 마카롱은 크기가 작고 아몬드 향이 진하다. 1660년 아담(Adam)이라는 셰프가 루이 14세(Louis XIV)와 마리 테레즈(Marie-Theres)의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만든 것이 유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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