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 春宮古懷(춘궁고회) / 봄 궁궐에서 옛 생각

금삿갓의 漢詩工夫(260310)

by 금삿갓

春宮古懷(춘궁고회) / 봄 궁궐에서 옛 생각

- 유장경(劉長卿)


君王不可見

군왕불가견

○○●●●

군왕은 볼 수가 없고


芳草舊宮春

방초구궁춘

○●●○○

방초만 옛 궁궐의 봄빛이다.


猶帶羅裙色

유대라군색

○●●○●

여전히 비단치마 색 띠고


靑靑向楚人

청청향초인

○○●●○

초나라 사람 향하여 푸르네.


* 楚人(초인) : 초나라 지역에 사는 사람이란 뜻이니, 이 춘궁(春宮)도 옛날 초나라 때의 궁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此(차)는 春宮懷古而作也(춘궁회고이작야)라. 回憶古事(회억고사)하니 居此宮之君王(거차궁지군왕)은 不可復見(불가부견)이요. 芳草之春色(방초지춘색)이 滿於宮中(만어궁중)하여 令人傷感(영인상감)하고

이 시는 봄 궁전에서 지난 옛날을 생각하면서 지은 것이다. 옛날의 일을 돌이켜서 생각하건대 이 궁전에 살던 군왕들은 다시 볼 수 없게 되었고, 향기로운 풀의 봄빛이 궁중에 가득해서 사람으로 하여금 상심이 되어 감회가 일게 한다.


草色(초색)이 宛若羅裙(완약라군)하여 靑靑向楚人則昔日全盛之時(청청향초인즉석일전성지시)에 宮姬之羅裙(궁희지라군)이 飄拂此地而今則只有映階碧草自春色耳(표불차지이금즉지유영계벽초자춘색이)라.

풀빛이 완연하게 비단치마와 같아서 푸릇푸릇하게 초나라 사람(楚人)을 향하니, 옛날 전성하던 시기에는 궁 안에 있던 후궁들의 비단치마가 이 땅에서 나부끼고 있었는데, 지금에는 다만 뜰을 비추는 푸른 풀만이 스스로 봄빛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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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劉長卿(유장경) : 725년 추정 ~ 789년(791년). 당나라 하간(河間) 사람. 자는 문방(文房)인데, 안휘성 선성(宣城) 사람이라는 설도 있다. 젊었을 때 낙양(洛陽) 남쪽의 숭양(嵩陽)에 살면서 청경우독(晴耕雨讀, 날이 개면 밭을 갈고, 비가 오면 책을 읽음)하는 생활을 했다. 현종(玄宗) 개원(開元) 21년(733) 진사(進士)가 되었다. 숙종(肅宗) 지덕(至德) 연간에 감찰어사(監察御史)를 지냈고, 나중에 장주현위(長洲縣尉)이 되었는데, 어떤 일로 투옥된 뒤 남파위(南巴尉)로 폄적(貶謫)되었다. 대종(代宗) 대력(大曆) 연간에 전운사판관(轉運使判官)을 지내고, 회서(淮西)와 악악(鄂岳)의 전운(轉運)을 맡았다가 다시 무고를 받아 목주사마(睦州司馬)로 쫓겨났다. 덕종(德宗) 건중(建中) 연간에 수주자사(隨州剌史)를 지내 유수주(劉隨州)로도 불린다. 강직한 성격에 오만한 면이 있어 시에 서명할 때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는 자부심에서 성은 빼고 장경(長卿)이라고만 표기했다. 오언시(五言詩)에 능해 ‘오언장성(五言長城)’이라는 칭호를 들었다. 저서에 『유수주시집(劉隨州詩集)』 10권과 『외집(外集)』 1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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