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 逢雪宿芙蓉山(봉설숙부용산) / 눈으로 부용산에

by 금삿갓

逢雪宿芙蓉山(봉설숙부용산) / 눈이 와서 부용산에 묵으며

- 유장경(劉長卿)


日暮蒼山遠

일모창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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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저물어 푸른 산은 아득하고


天寒白屋貧

천한백옥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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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날씨에 가난한 초가집


柴門聞犬吠

시문문견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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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문에 개 짖는 소리 들리는데


風雪夜歸人

풍설야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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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 치는 밤에 돌아오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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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路之際(행로지제)에 暮景(모경)이 可悲(가비)라. 此句(차구)는 言行路之至難(언행로지지난)이라. 白屋貧家(백옥빈가)에 蕭條況(소조황)이 又値天寒而宿(우치천한이숙)하니 更倍凄涼矣(갱배처량의)라.

걸어가는 길가의 저물녘 풍경이 슬퍼할만하다. 이 구절은 행로의 지극히 어려움을 말했다. 가난한 초가가 쓸쓸한데 하물며 또한 날씨까지 추위가 닥쳐 유숙하니 더욱 처량함이 배나 된다.


柴門犬吠(시문견패)는 驚客到也(경객도야)니, 確是夜景(확시야경)이라. 人從風雪中(인종풍설중)하여 夜歸白屋(야귀백옥)하니 是在凄涼中(시재처량중)하여 得安樂境也(득안락경야)라.

사립문에 짖는 개는 객이 온 것에 놀란 것이니 확실히 밤 풍경이다. 사람이 풍설을 따르는 중에 밤에 초가에 돌아와 이같이 처량한 중에 있게 되었으니 어찌 안락한 지경을 얻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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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劉長卿(유장경) : 725년 추정 ~ 789년(791년). 당나라 하간(河間) 사람. 자는 문방(文房)인데, 안휘성 선성(宣城) 사람이라는 설도 있다. 젊었을 때 낙양(洛陽) 남쪽의 숭양(嵩陽)에 살면서 청경우독(晴耕雨讀, 날이 개면 밭을 갈고, 비가 오면 책을 읽음)하는 생활을 했다. 현종(玄宗) 개원(開元) 21년(733) 진사(進士)가 되었다. 숙종(肅宗) 지덕(至德) 연간에 감찰어사(監察御史)를 지냈고, 나중에 장주현위(長洲縣尉)이 되었는데, 어떤 일로 투옥된 뒤 남파위(南巴尉)로 폄적(貶謫)되었다. 대종(代宗) 대력(大曆) 연간에 전운사판관(轉運使判官)을 지내고, 회서(淮西)와 악악(鄂岳)의 전운(轉運)을 맡았다가 다시 무고를 받아 목주사마(睦州司馬)로 쫓겨났다. 덕종(德宗) 건중(建中) 연간에 수주자사(隨州剌史)를 지내 유수주(劉隨州)로도 불린다. 강직한 성격에 오만한 면이 있어 시에 서명할 때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는 자부심에서 성은 빼고 장경(長卿)이라고만 표기했다. 오언시(五言詩)에 능해 ‘오언장성(五言長城)’이라는 칭호를 들었다. 저서에 『유수주시집(劉隨州詩集)』 10권과 『외집(外集)』 1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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