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로뇨 시내로 들어가기 위해서 에브로 강 위에 놓인 비에드라 다리(Puente de Piedra)를 건너야 된다. 다리를 건너기 전에 도로의 로터리에 조형물이 서있다. 반원의 철근 조형물을 받치고 있는 3개의 기둥에는 여러 사람의 조각들이 부착되어 있다.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산또 도밍고 데 라 깔사다의 제자인 산 후안 데 오르떼가가 12개의 아치와 세 개의 방어용 탑이 있는 석조 다리를 지었다고 한다. 이 다리는 이후 일곱 개의 아치와 원통형 기둥이 있는 다리로 개축되었다. 1917년 늘어나는 교통량 때문에 콘크리트를 사용하여 다리를 현대화했단다. 다리 건너편에는 산 후안 데 오르떼가에게 봉헌된 성당이 있다.
다리를 건너기 위해 다리 입구에 올라서면 바로 순례자들을 위한 안내소가 설치되어 있다. 순례자들은 이곳에 들여서 여러 가지 정보를 얻곤 하는데, 우리는 특별한 정보가 필요하지 않고 다만 그동안 참고 걸어온 용변(用便)이 급했다. 야외 지역이면 길가의 수풀이나 적당한 곳에 소변을 볼 수 있으니 시내 구간을 길게 걸을 경우 용변 보기가 힘들다. 공중 화장실이 귀한 것은 유럽을 여행해 본 분들은 잘 아시리라. 이 순례자 안내소는 그런 용변을 보고 싶은 순례객들의 위안소나 마찬가지다. 사실 여러 가지 안내 지도나 로그로뇨 시가지의 관광지 같은 소개 팸플릿이 많이 비치되어 있지만 순례길만 줄곧 걷는 순례자들에게는 크게 관심이 쏠리지 않는 것이다. 대부분의 순례자들은 이곳에 들어와서 그동안 참은 용변을 시원하게 해결하는 목적으로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