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까산(Montes de Oca) 정상에서 뙤약볕을 받으면서 한참을 걸어가다 보면 저 멀리서 음악소리가 들려온다. 깊은 산속에서 무슨 음악소리가 요란할까 궁금하여 발걸음을 재촉하면 바로 숲 속의 오아시스인 푸드트럭이 순례객들을 반긴다. 이곳에서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사람은 매우 낙천적이다. 주변의 죽은 소나무나 나무 등걸들을 주워 모아서 다양한 형태의 조형물을 만들어 순례길 옆을 장식하고 있다. 생업을 위해 물건을 팔 생각은 하지 않고 순례객들과 농담하면서 떠들기를 좋아한다. 우리를 보고 다짜고짜 한국어로 인사를 건네는 것이다. 나무 등걸에 태극기도 그려 놓았다. 반갑게 대하니까 한국 노래도 틀어 주겠단다. 다른 나라 출신 순례객도 많으니 겸손하게 사양한다고 하니까 막무가내이다. 본인이 한국 노래가 좋단다. 본인의 얼굴 사진은 사양해서 같이 찍을 수는 없었다. 피노키오의 조형물이 귀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