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 부르고스 입구 공장지대(7/27)

금삿갓의 산티아고 순례길-중세와 현대의 공존

by 금삿갓

비야프리아(Villafria)에서 대도시 부르고스(Burgos)로 들어가는 길을 자동차 길인 포장도로를 택했다. 이정표의 거리 표시로는 10Km인데, 순례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숙소는 모든 마을의 대성당 주변에 있기 때문에 부르고스 신도시를 거쳐서 구도심으로 가야 하므로 거리가 좀 더 길다. 쌩쌩 달리는 자동차의 소음과 빠른 속도로 인하여 자동차 도로를 걷는 게 위험하지만 선택했으니 감수해야 한다. 최대한 갓길로 잡아서 우산을 펼쳐 들고 걷는 수밖에 없다. 운전자들이 행인이 있다는 것을 빨리 인식하도록 표식을 해주는 것이다. 이젠 길 옆의 농토들은 시야에서 사라지고 공장들이 즐비하다. 공장도 있고, 유통센터 같은 곳도 있다. 자동차 판매점들도 줄지어 보인다. 그런데 주로 일본회사 자동차점 들이다. 현대와 기아 자동차 판매점은 보이지 않는다. 저 멀리 부르고스의 도시 모습이 점차 다가온다. 로그로뇨(Logrono) 이후에 만나는 첫 대도시이다. 프랑스 순례길에는 팜플로나, 로그로뇨, 부르고스, 레온, 사리아 등의 대도시가 존재한다. 부르고스는 중세 시대에 부흥했던 도시이다. 카스티야 왕국의 수도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순례길과 공장지대를 지나면서 느낀 점이 일본이 스페인에 다양한 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현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과거엔 산티아고 순례길에 아시아인은 일본인 순례객이 대부분이었는데, 요즘은 한국의 순례객이 일본을 압도한다. 그런데 순례길 곳곳에 일본의 지방도시들과 스페인 도시들의 자매결연 형태의 관계가 많이 형성되어 있고, 그걸 기념하는 각종 조형물이 일본어로 표기되어 설치되어 있다. 조선 과객의 입장에서는 영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 부르고스의 공장지대에도 자동차 판매점의 대부분이 도요다를 비롯한 일본 자동차 회사들 것이다. 일본의 타이어 전문업체인 브리지스톤(Bridgestone)의 공장이 큰길을 따라 수 Km 가량 늘어져 있는 것이 보이자 더 할 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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