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 부르고스의 조형물(7/27)

금삿갓의 산티아고 순례길-순례자들의 청량제

by 금삿갓

아래 사진은 부르고스(Burgos) 대성당인 산타 마리아 대성당(Catedral de Santa Maria) 광장에 있는 벤치에 앉은 지친 순례자의 조형물이다. 지치고 심각한 표정의 순례자 조형물은 무수한 관광객과 순례자들이 걸터앉아서 무릎의 황동(黃銅)이 닳아서 반짝거린다. 조선 과객 금삿갓은 같은 피곤한 순례자의 입장에서 비록 동상이나마 그의 무릎에 앉는 것은 곤란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의 옆에 앉아서 힘든 그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싶었다. 부르고스의 도시 입구부터 도시를 가로질러 5~6Km 정도를 걸어오면서 이 도시에 설치되어 있는 순례자용 조형물을 사진으로 찍어 보았다. 물론 도시에 설치된 것을 모조리 찾아다니면서 촬영할 수는 없고 걷는 길에서 눈에 보이는 것만 찍은 것이다.

물통과 주전자, 컵을 구비한 여성이다. 순례객들에게 자비(慈悲)의 물을 제공하는 착한 사람들이다. 순례자들의 타는 목마름을 해소시켜 주는 고마운 손길이다. 순례길을 걷다 보면 마을마다 순례자용 음수대가 설치되어 있고, 음수대가 뜸하게 있는 마을은 마을 길가의 대문 앞에 생수병에 물을 채워서 순례자들이 마시거나 물통에 채워갈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수백 년 전부터 순례객들에게 이런 친절을 베푼 전통이 살아있는 것이다. 간혹 산속이나 외딴 지역에는 도적들이나 강도들이 횡행(橫行)하면서 순례객들의 주머니나 생명을 노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순례객들에게 아주 친절하고 선하다. 그들이 먼저 '부엔 까미노(Buen Camino)' 즉 좋은 순례되라고 외친다.

아래 동상은 순례길의 건축가 성인인 산토 도밍고 데라 칼사다(Santo Domigo de la Calzada)이다. 한평생 순례길을 건설하고, 교량을 건축하고 순례객이 편하게 순례길을 걸을 수 있도록 노력한 순례길의 성인이다. 그의 이름을 딴 마을이 리오하(Rioja) 자치주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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