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얄까사르 데 시르가(Villalcazar de Sirga) 마을은 아침의 출발점에서 20Km가량을 걸어오면 당도한다. 이 마을은 지나온 4개의 마을보다 훨씬 더 규모가 있어 보인다. 중세시대 템플기사단이 활동했던 마을이라고 알려진 것처럼 나름 역사와 전통을 지닌 마을이었다. 마을로 들어오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우람한 성당의 모습이 유서 깊은 마을로 느껴진다. 마을에는 나름 격식이 있고 전통을 유지하는 레스토랑이 두 곳이 있었다. 하나는 템플기사단의 멋이 풍기는 곳인데, 메손 로스 템플라리오스 이 비야시르가(Meson los Templarios y Villasirga)이고, 다른 하나는 엘 메손 데 비야시르가(El Meson de Villasirga)이다. 두 곳 모두 내부 장식도 고풍스럽고 음식점 안이 널찍하다. 현지인들이 주로 먹는 음식들인데, 양고기와 하몽 등이 주요리이고, 우리나라 순대 같은 요리도 있다. 양고기는 새끼양의 고기를 사용하고, 코르데로(Cordero) 또는 레차조 아사도(Lechazo Asado)라 한다. 우리나라 순대와 비슷한 것은 모르시야(Moecilla) 또는 모르시야 까세라(Casera)라고 부르면 1인분에 13유로 정도 한다.
<금삿갓 산티아고 순례길>
마을에는 블랑까 성모 성당(Iglesia de la Virgen Blanca)이 있는데, 산따 마리아 성당(Iglesia de Santa Maria)으로도 불린다. 이 성당은 13세기 템플기사단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때 여러 가지 기적이 일어났다고 한다. 성당을 짓던 중 건축용 석재가 도난당하자 한 순례자가 억울하게 범인으로 몰렸다. 그가 교수형 당하려는 순간 성모 마리아가 그의 발밑에 건축용 돌을 놓아주며 무죄도 입증했다는 전설이 있다. 현명왕 알폰소 10세는 블랑까 성모가 일으킨 기적을 정리하여 유명한 노래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 성당은 고딕 양식의 성상이 있는 박물관이 있고, 거대한 석조 블랑까 성모상, 섬세한 고딕 양식 십자가의 길 조각이 있다. 성당 안에는 시선을 끄는 고딕양식의 무덤이 세 개 있다. 템플 기사단 기사의 무덤, 현명왕 알폰소 10세의 동생 돈 펠리페, 그리고 그의 두 번째 부인의 무덤이다. 전설에 따르면 이 성당에 있는 산티아고 상은 두통을 가라앉히는 효험이 있다는데, 두통이 있을 때 손수건을 성인상의 이마에 댔다가 자신의 이마에 갖다 대면 두통이 사라진다고 한다. 마침 두통이 있었으면 시험을 해보았을 텐데, 두통이 없어서 기적을 경험할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