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떼라디요스 데 로스 뗌쁠라리오스 숙박(7/31)

금삿갓의 산티아고 순례길-템플기사단의 마을

by 금삿갓

떼라디요스 데 로스 뗌쁠라리오스(Terradillos de los Templarios) 마을은 12세기에 예루살렘에서 창설된 성전 군사 조직인 템플 기사단의 영지였다. 현재 마을에는 기사단과 관련된 유적은 거의 남지 않았지만, 기사단의 목적은 항상 안전하지는 않았던 산티아고 길을 걷는 순례자들을 보호하는 것이었다. 이는 12세기 사하군 수도원에 보존된 문서와 14세기의 베세로 데 라스 베헤트리아스 데 카스티야에 언급된 것이 있다고 한다. 마을의 중심에 있는 벽돌로 만들어진 건물은 산 뻬드로 교구 성당(Iglesia Parroquial de San Pedro)인데, 내부에는 14세기 고딕 양식의 그리스도, 16세기 성모상, 17세기 산 로케 양식 및 제단이 있다. 오늘 아침 6시 10분경부터 까리온 데 로스 꼰데스(Carrion de los Condes) 마을에서 고원지대를 26Km가량 걸어서 도착한 것이다. 마을에 템플기사단의 유적이 없는 대신 마을회의체에서 건립한 철기사 조형물이 씩씩하게 위용을 자랑하며 서 있다.

이 마을에는 두 개의 알베르게가 있었는데, 눈에 보이는 대로 아무 곳이나 들어갔더니 생각보다 실망스러웠다. 숙소의 이름을 밝히기가 야박할 것 같아서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겠다. 저녁 식사가 포함된 옵션으로 숙박비를 계산하였는데, 저녁 식사의 메뉴가 영 부실하고 성의가 없었더. 고기는 육즙이 전혀 없이 무슨 전자레인지에서 30분 정도 돌렸는지 반건조 오징어 씹는 것 같았다. 그나마 음식 투정 잘하지 않는 조선 과객 금삿갓이었으니 망정이지, 입맛 까다로운 조선 양반이었다면 한바탕 소동이 났을 것이다. 무료로 주는 와인으로 간신히 입맛을 돋워 대충 끼니를 해결했다. 동반자는 속이 불편하다고 아예 식당으로 출두도 하지 않아서 그나마 핀잔을 먹지 않았다. 숙소를 제대로 못 골랐다고 한 소리들을 수 있는 순간이었다. 간신히 한 끼 해결하고 마치 잘 먹었다는 표정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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