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 달을 보며 길을 나서다(8/01)

금삿갓의 산티아고 순례길-모라띠노스 마을을 지나

by 금삿갓

떼라디요스 데 로스 뗌플라리로스(Terradillos de los Templarios) 마을에서 잠을 자고 새벽 6시에 다시 길을 나섰다. 아직 날이 새지 않아 달이 붉은 빛을 띠고 서쪽의 광야 뒤로 서서히 내려앉고 있었다. 어스름 달빛에 마을의 공동묘지를 지나간다. 전설의 고향에 자주 등장하는 월하(月下)의 공동묘지다. 그러나 전혀 으스스한 기분은 들지 않는다. 묘지 안의 대리석으로 장식된 묘와 비석들이 새벽의 여명을 받아서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었다. 이곳의 순례 루트에는 상당수의 건물들이 폐허처럼 무너져있는 것이 보인다. 대부분의 건물들은 진흙과 짚을 섞어서 만든 소박한 흙벽돌로 만들어져 있다. 이러한 양식의 건축법을 무데하르 양식이라 하는데, 이슬람풍의 건축양식으로 13~16세기에 발달되었다고 한다. 스페인이 8세기경에 이슬람의 지배를 받았고, 그 후 수 백 년 동안 레콩키스타(Reconquista) 즉 에스파냐의 국토회복 운동으로 다시 나라를 되찾은 것이다. 이런 이슬람 지배시대의 건축양식이 유럽의 건축양식과 혼합되어 나타난 것이다. 숙소에서 3Km 정도를 걸으면 모라띠노스(Moratinos) 마을에 도달한다. 모라띠노스는 이미 955년의 역사서에 등장하는 마을이지만 지금은 거의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작고 볼품 없는 마을이다. 오로지 벽돌로만 만들어진 건축물들이 있다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매력도 없고, 순례자들에게 특별히 관심을 끌지 못하는 작은 마을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돌과 벽돌을 혼용해서 사용하지만 이 지역에서는 성당을 포함한 모든 건물을 흙벽돌로만 지었다. 마을의 중심 광장에 산 또마스 성당(Iglesia de San Tomas)이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 : 금삿갓>
<산티아고 순례길 : 금삿갓>
<산티아고 순례길 : 금삿갓>
<산티아고 순례길 : 금삿갓>
<산티아고 순례길 : 금삿갓>
<산티아고 순례길 : 금삿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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