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삐딸 데 오르비고(Hospital de Órbigo) 마을은 직전 마을인 산 마르틴 델 카미노(San Martin del Camino)로부터 6.5Km 정도 떨어진 곳이다. 마을 중앙을 흐르는 강이 오르비고 강(Rio Orbigo)인데, 원래 강이 흐르는 방향으로 보아 왼쪽 편에서부터 마을이 형성되었다. 중세시대에는 오르비고 강의 왼쪽 기슭에 산타 마리아 교회 주변에 형성된 작은 마을이었다. 마을 이름도 이 강의 다리 이름과 같은 푸엔테 델 오르비고(Puente del Órbigo)라고 불렸다. 16 세기말, 강의 오른쪽 기슭에 있는 옛 순례자 병원 옆에 또 다른 도시가 형성되었다. 병원은 예루살렘의 성 요한 기사단의 명령에 의해 설립되었다. 이 마을은 순례자를 위한 병원인 이 오르비고 병원(Hospital de Órbigo)에서 이름을 따왔다. 그러니까 이 마을은 오르비고 강을 끼고 양쪽으로 나뉘어 있다. 왼쪽은 뿌엔테(Puente) 즉 다리에 연유하고, 오른쪽은 오스삐딸(Hospital) 즉 병원에서 연유된 것이다. 이곳으로 오는 길에 산티아고까지 280Km 남았다는 도로 표지판이 서있다.
걸어오는 길목에는 거대한 물탱크도 있고 고층 탑처럼 생긴 저수조도 보인다. 오르비고 강을 건너기 전에 있는 옛날 마을인 뿌엔떼 데 오르비고 마을에는 성모 정화 성당(Iglesia de la Purificacion)이 있는데, 여기도 예외 없이 종탑에는 새들의 둥지가 커다랗게 지어져 있었다. 성당의 문이 닫혀 있어서 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서 그냥 지나쳤다. 강에 놓여 있는 오래되고 유서 깊은 다리의 시작 부분에서 강을 내려다보니 시원하게 맑은 물이 흘러가고 있다. 수량도 많고 주변에 숲도 매우 잘 조성되어 있다. 강에는 견지낚시를 하는 태공들이 열심히 물고기를 쫓고 있었다. 다리를 건너는데, 물이 흘러가는 부분과 고수부지처럼 물이 없는 지역으로 구분이 되어 다리가 무척 길었다. 이제까지 걸은 순례길에서 이 다리가 제일 길었다. 아치형으로 잘 만들어진 오래된 다리다. 이 다리에는 오랜 기사도의 전설이 얽혀있단다. 그 전설에 따라 매년 6월의 첫 번째 주말에 이 다리 밑에서 축제가 벌어진다.
<금삿갓 산티아고 순례길>
<금삿갓 산티아고 순례길>
<금삿갓 산티아고 순례길>
<금삿갓 산티아고 순례길>
오르비고 강의 다리는 아치가 20여 개 정도 되는 아주 긴 다리었다. 이 다리는 물이 흐르는 부분과, 오스삐딸 쪽의 물이 흐르지 않는 쪽의 다리가 두 개로 연결되어 있고, 다리의 모양도 조금 다르다. 뿌엔테 쪽에 있는 다리가 로마시대 때부터 건설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오스삐딸 쪽의 다리는 기사 돈 수에로 끼뇨네스(Don Suero de Quinones)의 전설에 의해 다리 이름을 명예로운 걸음의 다리(Puente del Passo Honroso)라고도 불린다. 현재까지 남아 있는 아치 중 가장 오래된 것이 13세기에 건설된 것이라고 한다. 오스삐딸 마을에는 세례자 요한 성당(Iglesia Parroquial de San Juan Bautista)이 있는데, 예루살렘 성 요한 기사단에 속해 있던 이 성당은 현대에 들어와서 재건축된 것이다. 종탑의 꼭대기엔 기사단의 십자가가 서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