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금운사 Dec 21. 2023

206. 산 후스토 데 라 베가 마을(8/04)

성인 후스또의 고향 마을

뙤약볕의 세요(Sello) 장인(匠人)으로부터 도장을 받고 언덕길을 조금 걸으면 길가에 순례길의 오아시스 즉 매점이 있다. 각종 과일과 음료수를 팔고 있고, 서양인 순례객들이 여럿이 쉬고 있었다. 길에는 돌멩이로 만든 이정표와 각종 조형물이 순례자의 눈길을 끈다. 산티아고가 269Km 남았다는 표지판도 보인다. 언덕길의 내리막이 시작되는 부분에 커다란 석조 십자가 상이 서있다. 바로 산또 또리비오 십자가(Crucero de Santo Toribio)이다. 5세기 경, 아스또르가(Astorga)의 주교였던 성 또리비오(Toribio)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아스또르가에서 추방당했다. 그는 바로 여기 아스또르가가 보이는 높은 언덕에 앉아 샌들의 먼지를 털면서 “아스또르가 소유라면 먼지도 가져가지 않겠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세월이 흘러 주교가 누명을 썼다는 것을 알게 된 아스또르가 사람들은 이 언덕에 그를 기리는 바로 이 십자가를 세웠단다. 이 십자가는 성 또리비오와 성모를 상징하는 석조 작품으로 이 십자가가 세워진 이후 작은 성당이 생겼고 많은 순례자들이 이곳을 찾기 시작했다. 십자가가 세워진 언덕에서는 아스또르가를 한눈에 볼 수 있고, 전망이 좋아 레온 산을 배경으로 뚜에르또 강(Rio Tuerto)이 멀리 보인다.

산또 또리비오 십자가를 지나서 내리막 길을 따라 마을로 가다보면 길가에 음수대가 멋지게 설치 되어 있다. 순례자의 복장을 한 사나이가 조롱박을 들고 고개를 졎히고 물을 마시는 조각상이 서있다. 물이든 술이든 마시는 걸 좋아하는 조선과객 금삿갓이 이를 그냥 지나칠소냐. 물도 한 모금 마시고 그 조각상과 같은 포즈를 취하여 한 컷을 찍었다. 마을에는 산또스 후스또와 빠스또르 성당(Iglesia de los Santos Justo y Pastor)이 있다. 16세기에 건축되었다고 하나, 종탑만 오래되어 보이고 성당의 본채는 근래에 새로 지은 것 같았다.  성당의 내부에는 그레고리오 에그빠뇰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성 후스또 조각상이 있다고 한다. 다행히 이곳의 종탑에는 황새를 보금자리를 만들어 놓지 않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