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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 리에고 데 암브로스 마을(8/06)

금삿갓의 산티아고 순례길-작고 아름다운 마을

by 금삿갓

오늘 아침에 출발한 폰세바돈(Foncebadon) 마을에서 1504m와 1515m의 고지를 넘어서 가파른 내리막길을 계속 내려오면 엘 아세보(El Acebo) 마을을 지나 14Km 약간 넘는 지점에 있는 리에고 데 암브로스(Riego de Ambros) 마을에 당도한다. 이 마을도 직전 마을과 같이 집들의 지붕이 검은 청색이다. 주변에 밤나무 숲도 많고 해발 고도도 930m 정도로 고지대이다. 마을의 집들은 마무로 만든 테라스가 멋지게 만들어져 있고, 각종 예쁜 꽃들이나 포도넝쿨이 탐스러운 포도송이를 주렁주렁 달고 있어서 매우 평화롭게 보였다. 마을 입구의 거의 폐허에 가까운 집 앞에 산티아고 223Km의 도로 표지가 순례객을 반긴다. 마을을 들어가면 산 세바스티안 성당(Ermita de San Sebastian)이 작게 지어져 있고, 관리인도 없지만 문을 공개해 놓고 내부를 공개하고 있다. 마을 중심 도로를 따라 계속 내려가면, 목재 테라스가 잘 만들어진 집들이 옹기종기 붙어있다. 의외로 이런 고산지대 마을의 골목에 야자수 한 그루가 제법 크게 자라고 있었다. 라파스 광장(Plaza de la Paz)에는 산타 마리아 막달레나 음수대가 있는데, 1954년에 기념비가 조성되었다. 이 분수대의 청소 및 관리는 세탁소를 운영하던 Aurelio Vinambres와 그의 아내 Josefa Martinez의 노력으로 잘 유지되었다고 한다. 이 마을은 원래 아스토르가(Astorga) 주교단에 속해 있었으며 나중에는 왕실의 소유로 넘어갔다. 또한 여기에는 S. Juan de Irago로 알려진 순례자 병원이 있었는데, 18세기말 화재로 사라졌다고 한다. 마을을 벗어나면 저 멀리 언덕 아래로 몰리나세카(Molinaseca) 마을이 보이고, 가파른 언덕길 옆에 산티아고 219Km의 도로 표지판이 서 있다. 조선 과객 금삿갓의 눈에는 이제 200Km 정도는 별로 먼 거리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이곳의 모든 집들의 지붕 색깔이 지나 온 마을과는 아주 색다른 느낌을 주어서 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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