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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몰리나세카 다리 밑의 사랑싸움(8/06)

금삿갓의 산티아고 순례길-못 볼 것을 본 조선 과객 금삿갓

by 금삿갓

리에고 데 암브로스(Riego de Ambros) 마을에서 내리막길을 내려오면 닿는 큰 마을이 몰리나세카(Molinaseca)이다. 이 마을은 메루엘로 강(Rio Meruelo)을 끼고 있다. 그래서 순례자들이 이 마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몰리나세카 다리를 건너야 된다. 이 다리는 순례자의 다리(Puente de los Peregrinos)라고도 한다. 그 기원은 로마시대부터였다. 이 마을 주변이 로마시대에 광산이 있었던 곳이고, 그래서 천여 년 전부터 마을이 발전하였다. 이 다리는 7개의 아치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다리이고, 다리 밑으로 흐르는 수량도 많아서 강에는 자연스럽게 천연 수영장이 형성되었다. 현재는 7개의 아치 중 3개 정도가 거의 묻혀서 아치의 형태가 망가져있다. 내리막길을 힘들게 내려온 조선 과객 금삿갓이 아름다운 마을 풍경과 다리의 풍경을 바라보면서 다리 난간에 앉아서 쉬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다리 밑의 수영장 쪽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못 볼 것을 보고 말았다. 한쌍의 남녀가 수영을 준비하고 있었다. 남자는 수영복을 입은 채 물속으로 풍덩 뛰어들었는데, 물밖에 있던 여자가 갑자기 모든 옷을 훌러덩 벗어버리는 게 아닌가. 벌건 대낮 그것도 12시 정도의 한낮이고 지나가는 행인들도 제법 있는데 아무 거리낌 없이 나체 상태를 한 것이다. 그러더니 비키니로 천천히 갈아입기 시작한다. 깜짝 놀라서 얼른 눈을 돌려 다른 곳을 바라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리니 수영복으로 환복을 마치고, 물에는 들어가지 않고 강둑에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그러니 물속에 있던 남자가 나와서 그녀를 껴안고 물고 빨고 하다가 여자가 뿌리치자 더 격렬하게 다가간다. 여자와 남자는 사랑 싸움하듯이 밀고 당기면서 실랑이를 벌인다. 그 모든 과정을 촬영하기도 그렇고 해서 이렇게 그 상황을 말로 표현해 보는 것이다. 수영이라면 어릴 적 낙동강에서 개구리헤엄부터 대부분 섭렵한 금삿갓으로서는 갈길만 바쁘지 않다면 훌러덩 벗고 뛰어들고 싶은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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