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리나세카(Molinaseca) 마을과 캄포(Campo) 마을은 4.5Km의 거리인데 그 사이를 지나오면 길가에 베르시아나 육류산업의 선구자인 D. Jose Arias Franganillo와 전통을 이어온 그의 후계자를 기념하는 육류 뭉텅이 형상의 기념비가 있다. 이 조형물을 지나 계속 내리막길을 걸으면 보데가(Bodega) 와인너리가 나온다. 아무리 술을 좋아하는 조선의 주객 금삿갓이지만 시간 관계상 이 와이너리에는 들리지 못했다. 와이너리를 지나 언덕길을 내려가는데, 산티아고 215Km표지판이 순례자들에게 힘을 내라고 반긴다. 이제 거의 3/4의 거리를 걸었고, 이젠 1/4만 남은 것이다. 언덕을 내려가면 캄포(Campo) 마을이 나온다. 이 마을은 아주 작은 마을이고, 집들도 폐허가 된 황량한 모습을 한 것들이 길가에 방치되어 있다. 저 멀리 평원의 건너 편에 오늘의 목적지인 템플기사단의 도시인 폰페라다(Fonferrada)의 모습이 보인다.
이 마을에는 로마시대의 샘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 돌로 아치형 슬라브 구조로 지은 지하 옹달샘이라고 할까. 지금은 식수로 사용할 수 없지만 오랜 옛날에는 아마 식수로 사용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카미노 순례길의 순례자들에게 휴식처와 샘물을 공급하는 유용한 역할을 했으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