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폰세바돈(Foncebadon)에서 6시 40분에 출발하여 오늘의 숙박 도시인 폰페라다(Ponferrada) 까지는 27Km이다. 거의 대부분의 길이 가파른 내리막길이어서 벌가락의 고생이 심한 구간이었다. 돌길과 자갈길이 많은 산티아고 순례길 중 가장 험한 길인 것 같다. 캄포(Campo) 마을을 지나 철길의 굴다리를 통과하여 보에사 강(Boeza Rio)을 건너서 도시 입구로 들어간다. 보에사 강에는 멋지게 생긴 보에사 다리(Puente Boeza)의 커다란 아치를 만들고 있다. 순례길은 템플 기사단의 성곽(Castillo de los Templarios)으로 이어져 있다. 성곽 입구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있었다. 성곽을 구경하기 전에 우선 숙소를 잡아야겠기에 성곽을 뒤로하고 시내 중심가를 걸어가면서 쓸만한 알베르게를 찾아본다. 시간은 벌써 2시를 넘었다. 빨리 숙소를 잡고 샤워하고 빨래하고, 저녁 준비를 해놓고 시내를 관광해야겠다.
무작정 이 골목 저 골목을 쏘다니다 보니 성 안드레스 성당(Iglesia de San Andres) 성당도 보인다. 이 성당도 중세에 세워졌는데 17세기에 바로크 양식으로 재건축되었다고 한다. 성당의 종탑의 지붕이 약간 독특한 형태로 건축되어 있었다.
<폰페라다 시내를 걷는다 : 금삿갓>
지친 발걸음으로 우여곡절 끝에 아주 현대적이고 멋진 알베르게를 발견했다. 완전 현대식 건물에 시설은 호텔급으로 깨끗하고 이제까지의 시골 알베르게와는 수준 차이 나게 화려했다. 들어가는 입구의 로비부터 유리로 된 깨끗한 로비가 있고, 모든 객실도 깨끗하고 침대도 새것처럼 보였다. 화장실이나 각종 편의 시설도 안주 완벽했다. 기아나 호스텔 알베르게(Guiana Hostel Albergue)이다. 큰 도로변의 3층의 현대식 건물이다. 성곽도 그리 멀지 않고, 주변에 슈퍼마켓도 몇 개 있어서 조선 과객 금삿갓으로서는 아주 훌륭한 숙소였다. 주방과 식당도 현대식이고 세탁실은 지하에 있고, 자동세탁기와 건조기가 설치되어 있다. 가난한 순례객 순례객 입장에서는 빨랫감을 밖의 빨랫줄에서 건조할 수 없는 것이 아쉬움이었다. 할 수 없이 4유로를 지불하고 건조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자전거 순례객을 위한 자전거 보관소와 수리 시설도 갖추고 있었다. 휴게 시설에는 당구대도 있었다. 물론 당구를 치는 사람은 볼 수 없었다. 오늘은 독일에서 온 여성 순례객 1명, 영국 순례객 남녀, 한국 순례객인 젊은 남녀 이렇게 7명이 같은 방을 사용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