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페라다(Ponferrada)라는 이름은 1082년 아스토르가(Astorga) 주교의 의뢰로 실 강(Rio de Sil) 위에 철교가 건설된 이후에 이 마을에 붙여졌다. 라틴어로 철교는 폰스 페라타이다. 라틴어로 Pons는 다리(Bridge)이고, Ferrata는 철(Iron)이다. 이 주변이 철, 금 등 다양한 광물이 풍부했기 때문에 로마시대부터 광산으로 유명했던 것이다. 로마 광산 중 일부는 지금도 유지되고 있단다. 1178년 레온의 페르난도 2세 왕은 순례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템플 기사단에게 도시를 기증했다. 이 도시에 있는 기사단의 성은 13세기에 지어졌다. 수많은 로마 광산 유적지가 이 지역에서 여전히 눈에 띄며, 가장 멋진 곳 중 하나는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붉은 암석 산으로 둘러싸인 로마시대의 금광인 라스 메둘라스(Las Medulas)이다. 라스 메둘라스 유적 근처에는 ‘눈물의 호수’(El Lago de Las Lagrimas)라고도 불리는 까루세도 호수(Lago de Carucedo)가 있다. 전설에 따르면 이 호수는 로마 장군과의 사랑을 이룰 수 없었던 처녀 까리시아(Caricia)가 흘린 눈물이 모여 생긴 호수라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매년 성 요한의 날(6월 24일) 밤에 호수 위에서 연인을 찾아 헤매는 처녀 까리시아의 보습을 볼 수 있다고 하니 용감한 순례객은 그날 밤에 찾아가서 확인해 보기 바란다. 혹시 새로운 사랑이 맺어질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이 호수에는 또 다른 가슴 아픈 사랑의 전설이 남아있다. 수도원의 수사들이 키운 한 고아 젊은이가 마을의 처녀를 사랑하였는데, 안타깝게도 이 마을에 살던 어떤 귀족 청년도 같은 처녀를 사랑하여 삼각관계가 되었다. 어느 날 귀족 청년이 죽은 채로 발견되었고, 고아인 젊은이는 의심을 받게 되자 마을을 떠나 수도원에 들어가게 되었다. 고아 젊은이는 후에 훌륭한 수도원장이 돼서 다시 마을로 돌아가게 되었는데, 마을로 돌아가던 중 그는 마을 근처에 유령이 나타나 마을이 공포에 떤다는 소문이 듣게 되었다. 유령의 진실을 찾아 나선 수도원장은 그 유령이 자신이 사랑하던 아름다운 처녀임을 알게 되었다. 수도원장은 그 처녀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성직자로서 하느님께 맹세한 서원을 깼고, 이에 분노한 하느님이 산을 무너뜨려 이 근처를 모두 물에 잠기게 했다고 한다. 그 후 매년 성 요한의 날 밤에는 이 호수 밑에 잠긴 수도원의 종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아무튼 로마인들은 또한 로마의 포도나무를 이곳으로 가져와서 와인산업이 번창했으니, 포도나무뿌리에 기생하는 필록세라(Phylloxera)라는 뿌리혹벌레가 전파되어 그 후에는 포도원과 와인산업이 많이 쇠퇴했다고 한다.
엔시나 바실리카 성모 성당(Basilica de Nuestra Senora de la Encina)은 12세기 후반에 지어진 성당 자리에 1573년 르네상스 양식 성당을 다시 지었다. 바로크 양식의 종탑은 1614년에 건축되었다. 성당의 내부에는 13세기 고딕 양식의 그리스도상이 있다. 수많은 순례자들과 신자들이 성당을 찾는 이유는 이 성당이 떡갈나무의 성모와 템플기사단의 전설과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란다. 성당 안에는 16세기에 만들어진 비에르소(Bierzo)의 수호성인인 엔시나(Encina)의 성모상이 있어서 이름 붙여졌다. 엔시나(Encina)는 스페인어로 참나무 또는 떡갈나무를 뜻한다.
베난지오 블랑고(Venangio Blango)의 조각작품으로, 폰페라다의 요새인 템플 기사단 성곽 건설 중에 오래된 참나무 구멍에서 발견된 성모상의 전설에 기인한 조형물이다. 어떤 템플 기사단원이 성곽의 건설에 대들보로 쓸 나무를 베어오라고 나무꾼에게 명령했다. 대들보로 사용할 커다란 나무를 베기 위하여 숲 속으로 들어간 나무꾼들은 이상한 빛을 보았고, 그 빛은 신비스러운 광채를 뿜고 있는 떡갈나무로 그들을 인도했단다. 나무꾼의 제보를 듣고 숲으로 간 다른 기사는 커다란 참나무 구멍에 성모상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템플 기사단은 이 성모상을 위해 성전을 짓기로 했고, 엔시나의 성모를 이 지역의 수호성인으로 삼았다. 조형물은 템플 기사와 성모상, 참나무를 조형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