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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 템플 기사단의 성(8/06)

금삿갓의 산티아고 순례길-스위스 경로 관광객과 함께

by 금삿갓

폰페라다(Ponferrada)에는 오래되고 거대한 성곽이 있다. 이름하여 템플 기사단의 성(Castillo de los Templarios)이다. 이 성의 역사는 1090년 경 오스문도 주교가 순례자들이 실 강(Rio Sil)을 쉽게 건너기 위해 철로 만든 다리(폰스 페라타)를 건설하도록 했고, 그에 따라 도시 이름도 유래하였다. 그리고 그 다리 근처에서 여러 그룹의 사람들이 정착하기 시작하여 도시가 형성되고, 주변에 돌과 진흙으로 요새를 만들면서 시작되었다. 1178년에 템플 기사단이 이곳에 상주하면서 성곽을 만들었고, 이 성곽을 약 150년간 이들이 관리하였다. 성은 면적이 8,000평방미터이고, 총안과 망루, 맹세의 탑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레온 알폰소 9세(León Alfonso IX) 왕은 폰페라다의 영주권을 기사단에게 넘겨주었다. 이 기사단은 끊임없이 성장하여 1300년 경에는 유럽 서부지역에서 870개의 성을 보유하는 엄청난 세력으로 발전했다. 그러자 당시 유럽 지도자들 사이에 불안감을 조성되었고, 드디어 1312년 교황 클레멘스 5세의 해산 요청으로 성의 소유권이 레모스(Lemos) 백작에게 넘어갔다. 그 후 다시 가톨릭왕으로 넘겨졌다가 16세기에 다시 비야프랑카(Villafranca) 후작에게 소유권이 변경되었다.

당시 템플 기사들은 이 성곽의 세 겹의 성벽에서 세 번의 맹세를 해야 했고, 성벽에 있는 열두 개의 탑은 별자리를 의미한다. 전설에 따르면 기사단의 가장 중요한 보물인 성배와 성궤에는 전통에 따라 후세의 기사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가 숨겨져 있다고 전해진다. 또한 템플 기사단의 기도문 속에는 이 두 보물의 위치를 알려주는 비밀스러운 코드가 숨겨져 있다고 하는데 아직 까지 아무도 풀지 못한 수수께끼이다. 성곽에는 모클린 타워, 달팽이의 탑, 카브레라 타워, 말베치노 타워와 말피카 타워 등 5개의 탑이 아직 건재하고 있다. 숙소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아서 저녁 식사를 하고 어슬렁어슬렁 걸어 나와서 성곽을 둘러보는데, 한 무리의 경로 우대 관광객들이 몰려온다. 왁자찌껄 떠들면서 명랑 쾌활하다. 조선 과객 금사갓을 보자 단체 사진을 좀 촬영해 달라고 요구한다. 그들과 함께 사진도 찍고 성곽을 둘러보기도 했다. 스위스에서 관광하러 왔단다. 유복한 늙은이 들이다. 성곽을 한 바퀴 돌고 났더니 해가 어느덧 서산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이곳은 아직도 9시 정도에 일몰(日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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