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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 꼴룸브리아노스 마을(8/07)

금삿갓의 산티아고 순례길-바구니를 이고 있는 여인상

by 금삿갓

폰페라다(Ponferrada)에서 아침 늦게 까지 자고 나서, 오늘은 조금 늦은 7시 45분경에 숙소를 출발했다. 시내를 빠져나와서 평원을 5Km 정도 걸으면 도달하는 마을이 꼴룸브리아노스(Columbrianos) 이다. 이 마을은 역사가 깊다.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높은 곳에 있던 인구를 이 평야에 재배치하도록 명령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는 기원전 약 700년 전에 정착지가 존재했다는 사실이 있다. 이를 입증하는 것은 도시 근처에 로마 시대 이전의 요새 두 개가 있단다. 이 마을의 이름이 유래된 것에는 다양한 설이 존재한다. 일설은 프랑스의 지역과 매우 관련이 있는 콜럼바인들의 생존과 관련이 있다고 하는 반면, 다른 설은 이곳에 수많은 양의 비둘기와 비둘기장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라틴어로 비둘기는 콜롬바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설은 마을에 거주했던 포르투갈 코임브라 사람들이 살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느 것이 정설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꼴룸브리아노스는 예전부터 느릅나무가 많이 자랐다. 이 마을에는 가장 유명한 목재 조각상이 아래 사진이다. 베르시아노 릭스라는 조각가의 작품으로 각각 수 백 년이 넘은 느릅나무로 만들었다. 우리나라의 싸리나무 바구니 같은 것을 이고 서있는 여인과 물통을 메고 여인의 치맛자락을 잡고 있는 소녀의 조각상이다. 자세히 보면 이 조각상이 너무나 한국적이다. 물건을 이고 이동하는 방식이 전통적으로 우리네 여인들의 생활방식이다. 특히 바구니도 싸리나무로 만든 광주리와 비슷하고, 머리와 바구니 사이에 우리나라 시골 아낙들이 물동이나 딱딱한 물건을 일 때 쓰던 똬리와 비슷한 완충재를 활용하는 것도 흡사하다. 얼굴만 이목구비가 뚜렷한 서양 여자이다.


마을 중앙에는 산 블라스 성당(Ermitas de San Blas)이 16세기에 지어져있으며, 정면 한쪽에는 이곳을 통과하는 순례자들을 기리는 아름다운 그림이 있는데 어느 순례자가 재능 기부를 해서 그린 것이라고 한다. 또 꼴룸브리아노스(Columbrianos)에는 산 에스테반 성당(Iglesia Parroquial de San Esteban)이 교구 교회로 18세기에 지어졌지만 종탑은 번개로 인한 파괴로 인해 1948년에 재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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