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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Feb 06. 2024

252. 뜨리아까스떼야 마을에서 자다(8/09)

뜨리아까스떼야(Triacastela)는 스페인 갈리시아주의 루고지방에 있는 마을이다. 옛날 한때 이곳에 있던 세 개의 성에서 이름이 유래되었으나 현재는 성이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서기 968년 노르만(바이킹) 침략자들이 이곳을 약탈했으나, 결국 세브레이로(Cebreiro) 고개에서 패하고 쫓겨났다고 한다. 아마도 그 당시 그들은 세 개의 성을 모두 파괴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그 후 13세기 알폰소 11세에 의해서 재건되고 부흥했다고 전해진다. 과거 이 마을에는 석회암이 많아서 중세의 순례자들은 이 마을에서 돌을 날라 산띠아고 데 꼼뽀스뗄라의 대성당을 건축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고 전해온다. 오 세브레이로 마을에서 계속되는 험한 내리막길을 내려와서 마을 입구에 있는 커다란 나무 조형물이 순례자를 반기면 마을에 당도한 것이다. 오늘 아침 라 파마(La Faba) 마을에서 1,330m 고지를 넘어 총 26.5Km를 걸은 것이다. 이 마을의 초입에 있는 오리비오 알베르게(Oribio Alberge)로 발 닿는 데로 들어갔다. 주인 여사장인 에비라(Evira)가 마치 시골집의 안주인이나 어머니처럼 자상하게 대해 주었다. 내부 시설도 깨끗하고 침대와 시트도 청결했다.

가톨릭 순례길에 웬 동자승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지? 동자승이 초연한 표정으로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명상에 잠겨있다.

 이 마을의 중간쯤에 산띠아고 로만시아 성당(Iglesia Romanica de Santiago)이 있는데, 그 옆으로 공동묘지가 같이 붙어 있다. 이 성당이 산티아고 아포스톨에게 봉헌된 이유는 그 창립과 관련이 있다. 1228년 알폰소 9세에 의해 빌리프란카 비에르소에서 뜨리아까스뗄로로 가는 길의 11번째 현자의 마지막 다리를 지음으로써 산티아고 순례길의 전략적 마을이 되었다. 정확한 건축 연대는 알 수 없으니 그 시대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돌로 건축된 소박한 전원풍 성당으로, 성당의 내부에는 복음서를 들고 있는 산띠아고 성인의 순례자상이 보관되어 있다. 현재의 건축물은 1790년도에 세워졌고, 네 개의 정점이 있는 돔으로 장식된 바로크 양식의 종탑이 멋지게 보인다. 성당 옆은 공동묘지는 인생의 순례길을 끝마친 분들의 최후의 안식처로 제공되고 있었다. 교회 안내문이 특이하게 3개의 언어로 작성되어 있는데, 제일 앞이 갈리시아어이고, 다음이 스페인어, 마지막이 영어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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