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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Feb 12. 2024

258. 수도원 마을 사모스(8/10)

사모스수도원

사모스(Samos) 마을은 자연보오호구역으로 지정된 아름다운 숲 속에 있는 마을인데, 사리아(Sarria)에서 약 11km, 루고( Lugo)에서 약 45km 떨어져 있다. 이곳에는 산 훌리안과 산따 바실리사 왕립 수도원(Real Abadia de los San Julian y Santa Basilisa)이 있다. 그래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대부분의 신자 순례자들은 좀 더 멀더라도 이쪽 길을 택하여 이 수도원을 찾는다. 조선 과객 금삿갓은 신자가 아니지만 수도원을 보려고 이곳으로 왔다. 그런데 너무 이른 시간이라서 수도원이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수도원은 10시에 개방을 한다고 했다. 아직 1시간 반 정도를 기다려야 해서 그냥 관람을 포기하고 수도원 전경만 둘러보고 사진을 찍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곳 수도원의 미사에 참여하면 수도사들이 부르는 환상적인 그레고리안 성가를 들을 수 있다고 한국의 떠나기 전 칠곡피정의 집에서 인영균 끌레멘스 신부가 강의하는 것을 들었다. 그레고리안 성가는 성당에서 들으면 성당 내의 반사향과 어울려서 마치 천상의 소리를 듣는 것 같단다. 사람의 목소리가 가장 훌륭한 악기보다 더 아름답게 들리는 것이다.

거대한 수도원 단지는 사모스의 성 줄리안에게 헌정되었다. 이 건물이 정확히 언제 건설되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수도원에 대한 최초의 언급은 건물이 개조된 7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베네딕트회의 가르침은 10세기부터 소개되었으며 그 이후로 베네딕트회 수도원으로 남아있다. 들어가서 보지는 못했지만 수도원 건물은 대개 16, 18세기에 건축되었다고 한다. 두 개의 회랑이 있는데, 고딕양식으로 지어진 하나의 회랑에는 16세기에 만들어진 네레이다스 분수(Fuente de las Nereidas)가 있다. 이 네레이다스의 분수에는 4개의 기둥 형태의 지주가 있는데, 이것이 머리는 괴물의 모습을 하고, 기형적으로 거대한 여성의 가슴이 조각되어 있다. 그래서 이 분수에는 믿기지 않는 전설이 얽혀있다고 한다. 주임 신부가 이 분수가 흉물스러워 내다 버리라고 했는데, 해체를 했는데도 무거워서 들지 못해서 그대로 방치했다고 한다. 또한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만들어진 다른 회랑에는 페이호 신부(Padre Feijoo)의 동상이 있다. 팔각형의 쿠폴라가 씌워진 감실과 거대한 바로크 양식 성당, 미완성으로 남은 거대한 파사드도 바로크 양식의 봉헌화도 눈여겨 볼만하다고 한다. 중세 시대에 이 수도원은 이베리아 반도에서 가장 부유하고 강력한 수도원 중 하나였다. 사모스 수도사들은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있는 수백 개의 작은 수도원과 교회를 관리했다. 이 장소가 산티아고 길을 걷는 순례자들에게 항상 중요한 정거장이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평화로운 곳도 재난을 겪었단다. 1536년에 화재로 인해 건물의 많은 부분이 손상되었으나 점차적으로 재건축되었다. 도서관은 1950년대에 두 번째 화재로 소실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모스 수도원은 이제 완전히 재건되었으며,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건물은 수 세기가 지난 후에도 여전히 계곡에 자리 잡고 있다. 수도원과 그 주변에는 방문객들이 볼거리가 많단다. 매일 저녁 7시에는 순례자들을 위한 미사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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