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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Feb 29. 2024

274. 까사노바 마을 통과(8/13)

바람둥이만 모여 사는가

빨라스 데 레이(Palas de Rei) 마을에서 내리막 길을 4.8Km 정도 내려오면 까사노바(Casanova) 마을에 도착한다. 마을 이름이 까사노바라서 아제 개그로 말하면 바람둥이 마을이다. 이른 아침에 출발해서 순례길은 지나오는데 숲길에는 안개가 끼어서 매우 몽환적인 풍경을 만들고 있었다. 이제 산티아고 꼼포스텔라 까지는 정말 60Km 미만으로 남아서, 단거리를 걷는 순례자들이 많이 모여들어 순례길도 약간 복잡하고, 특히 저녁마다 묵는 마을에서 예약 없이 알베르게 잡기가 점차 힘들어지고 있었다. 이 마을은 스페인 북서부 지방 자치단체인 루고(Lugo)의 마지막 마을이다. 오늘의 종착지인 아르수아(Arzua)까지는 지도를 보니까 오르막과 내리막이 번갈이 펼쳐 저 있는 것 같았다. 이 지방에는 사진의 건물 같이 생긴 오레오(Horeo)가 많이 보인다. 스페인의 과거 곡물 저장소로 쓰이던 건축물이다. 오래된 곡물창고들이 고색창연하게 서 있다. 아직도 그 기능을 다하고 있는지 모양은 건재하다. 마을에 순례자 숙소인 알베르게가 하나 있는데, 오래된 학교를 고쳐서 순례자 숙소로 사용하고 있다. 까사노바 마을을 지나면 오래된 로마 가도(街道)가 나오며 이 길을 따라가면 꼬루냐 지방이 나온다. 까사노바 근처의 뽀르또 데 보이스는 엔리께 데 뜨라스따마라의 군대와 잔인왕 뻬드로 1세의 충성스러운 부하였던 레모스 백작이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곳이다. 이 전투는 엔리께 데 뜨라스따마라의 승리로 끝났으며, 레모스 백작은 이 전투에서 전사했는데 레모스 백작은 스페인에서 조국과 왕에 대한 충성을 무덤까지 가지고 간 인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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