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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Mar 26. 2024

299. 우편 수화물 찾기(8/14)

동키서비스의 편리함

완주증명서도 받았으니 이제 남은 것은 우체국에 들려서 짐을 찾는 것이다. 서울서 출발할 때 욕심을 부려서 옷과 필요할 것 같은 물건을 가지고 왔었는데, 피레네 산맥을 넘고 100Km 이상의 거리를 걸어보니 도대체 잘못 생각한 것이었다. 그렇다고 이것을 매일 이동하는 거리만큼 동키서비스를 이용하자니 비용도 비용이지만, 매일매일의 숙소를 예약하지 않고 현장에서 닥치는 대로 숙소를 정하는 조선 과객 금삿갓의 여행 스타일상 맞지 않은 시스템이다. 그래서 울며 겨자 먹기로 한 달간 불필요한 모든 것을 큰 배낭에 모아서 넣고, 그것을 팜플로나 우체국에서 이곳으로 탁송했다. 그리고 도착하면 찾을 수 있도록 그 기간 동안 보하는 서비스까지 의뢰를 한 것이다. 만일 그 기한 내에 도착하여 수화물을 찾아가지 않으면 1일당 징벌적인 추가 보관요금을 물어야 하는 제도이다. 그래서 빨라 가서 배낭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옷도 그 속에 있으므로 갈아입어야 했다. 매일 단벌 신사 아니 단벌 과객으로 지내는 것도 품위에 맞지 않다. 덤벙거리던 금삿갓이 성당 우체국이 바로 옆 건물에 있는 것을 모르고, 시내 중앙우체국으로 짐을 찾으러 갔더니 허탕 쳤다. 뭐든지 모르면 손발이 개고생 한다. 다시 순례자사무실 건물로 돌아와서 배낭을 찾는데, 순례길 중 멜리데(Melide) 마을에서 문어요리(뽈뽀)를 같이 먹었던 스페인 젊은 순례객들을 다시 만났다. 반가운 마음에 서로 환호하며 마지막 기념사진을 같이 찍고 헤어졌다.

<금삿갓 산티아고 순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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