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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柳州二月榕葉落盡偶題(유주이월용엽락진우제)

금삿갓의 漢詩工夫(240623)

by 금삿갓

柳州二月榕葉落盡偶題(유주이월용엽락진우제) / 유주의 2월 보리수 잎 모두 지고 우연히 짓다

- 柳宗元(유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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宦情羈思共悽悽

환정기사공처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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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슬의 뜻도 나그네 생각도 모두가 처량한데


春半如秋意轉迷

춘반여추의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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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가운데인데 가을처럼 생각이 혼미해지네.


山城過雨百花盡

산성과우백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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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에 비 지나가니 온갖 꽃들이 다 지고,


榕葉滿庭鶯亂啼

용엽만정앵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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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 잎 뜰에 가득한데 꾀꼬리만 어지럽게 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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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榕(벵골보리수 용) : 뽕나무과의 상록교목. 보리수나무.

* 宦情(환정) : 벼슬살이의 뜻이나 상황 또는 마음.

* 羈思(기사) : 나그네의 생각

* 悽悽(처처) : 슬프고 괴로운 모양.

* 春半(춘반) : 봄의 음력 2월.

* 山城(산성) : 산성은 여기서는 유주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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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厚之刺柳州雖非坐譴(자후지자류주수비좌견)이나 然(연)이나 邊方烟瘴則仕宦之情(변방연장즉사환지정)과 羈旅之思(기려지사)가 自覺含凄而可悲(자각함처이가비)라. 羈人(기인)이 最怕是秋(최파시추)어늘 今春半而木葉(금춘반이목엽)이 盡落(진락)하여 竟如秋秋一般(경여추추일반)하야 使我意思(사아의사)로 轉覺迷亂也(전각미란야)라. 柳州多山故(유주다산고)로 曰山城(왈산성)이라. 雨過花盡(우과화진)하니 眞春半如秋矣(진춘반여추의)라. 閩廣(민광)에 有木名榕(유목명용)이니 大而多陰(대이다음)하고 初生(초생)에 如葛緣木(여갈연목)하고 後乃成樹(후내성수)라. 鶯啼時而葉落(앵제시이엽낙)하니 又春半如秋矣(우춘반여추의)라.

자후(유종원)인 유주자사가 비록 견책에 연좌된 것은 아니지만 변상 생활에의 풍토병, 벼슬살이의 실정, 얽매인 나그네의 심사를 스스로 깨달아 슬픔을 머금었으니 슬퍼할만하다. 얽매인 사람은 가을을 가장 싫어하는데, 지금 봄이 한창인데 나뭇잎이 모두 떨어져 마침내 가을과 같게 되어 나로 하여금 생각을 혼미하고 어지럽게 바꾸게 한 것을 깨달은 것이다. 유주에는 산이 많음으로 ‘산성’이라고 말한 것이다. 비가 온 뒤에 꽃이 모두 지니 참으로 봄의 반이 가을같이 된 것이다. 민광 지방에는 용이라는 나무가 있으니, 크고 무성한데 처음에는 칡과 같이 나무를 타고 오르나 후에는 바로 큰 나무를 이루는 것이다. 꾀꼬리가 울적에 잎이 떨어지니 또한 봄이 하탕이지만 가을 같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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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종원(柳宗元, 773~819) : 당나라의 문학가, 철학자이다. 자는 자후(子厚), 하동해(河東解, 지금의 산서 운성서) 사람이다. 세칭 유하동. 정원 9년(793년), 스물한 살에 유종원(柳宗元)이 진사에 급제하여 교서랑(校書郞)에 올랐다. 26세에 굉사과(宏辭科)에 급제하여 남전위(南田尉)를 진급시켜 어사리행을 감찰하였다. 유우석 등 개혁을 주장하는 왕숙문그룹, 임례부원외랑. 영정혁신이 실패한 뒤 영주 사마로 좌천됐다. 유주자사(柳州刺史)로 옮겨 '유류주(柳柳州)'라고도 하였다. 한유 고문운동을 창도 하여 함께 등재되었다. 당송팔대가 '한류'라고 표현했다. 산문이 웅건하고 사리가 투철하다. 산수 여행기는 특히 유명하다. 우화의 필치가 날카롭고 시풍이 맑고 그윽하다. 저서로 『하동선생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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