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후(유종원)인 유주자사가 비록 견책에 연좌된 것은 아니지만 변상 생활에의 풍토병, 벼슬살이의 실정, 얽매인 나그네의 심사를 스스로 깨달아 슬픔을 머금었으니 슬퍼할만하다. 얽매인 사람은 가을을 가장 싫어하는데, 지금 봄이 한창인데 나뭇잎이 모두 떨어져 마침내 가을과 같게 되어 나로 하여금 생각을 혼미하고 어지럽게 바꾸게 한 것을 깨달은 것이다. 유주에는 산이 많음으로 ‘산성’이라고 말한 것이다. 비가 온 뒤에 꽃이 모두 지니 참으로 봄의 반이 가을같이 된 것이다. 민광 지방에는 용이라는 나무가 있으니, 크고 무성한데 처음에는 칡과 같이 나무를 타고 오르나 후에는 바로 큰 나무를 이루는 것이다. 꾀꼬리가 울적에 잎이 떨어지니 또한 봄이 하탕이지만 가을 같아진 것이다.
* 유종원(柳宗元, 773~819) : 당나라의 문학가, 철학자이다. 자는 자후(子厚), 하동해(河東解, 지금의 산서 운성서) 사람이다. 세칭 유하동. 정원 9년(793년), 스물한 살에 유종원(柳宗元)이 진사에 급제하여 교서랑(校書郞)에 올랐다. 26세에 굉사과(宏辭科)에 급제하여 남전위(南田尉)를 진급시켜 어사리행을 감찰하였다. 유우석 등 개혁을 주장하는 왕숙문그룹, 임례부원외랑. 영정혁신이 실패한 뒤 영주 사마로 좌천됐다. 유주자사(柳州刺史)로 옮겨 '유류주(柳柳州)'라고도 하였다. 한유 고문운동을 창도 하여 함께 등재되었다. 당송팔대가 '한류'라고 표현했다. 산문이 웅건하고 사리가 투철하다. 산수 여행기는 특히 유명하다. 우화의 필치가 날카롭고 시풍이 맑고 그윽하다. 저서로 『하동선생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