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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閑行(한행) / 한가한 걸음

금삿갓의 漢詩工夫(240719)

by 금삿갓

閑行(한행) / 한가한 걸음

- 張籍(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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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身不計人間事

노신불계인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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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몸이라 인간사를 계획할 수 없어


野寺秋晴每獨過

야사추청매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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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의 절을 맑은 가을날 늘 홀로 지나네.


病眼較來猶斷酒

병안교래유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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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병으로 대강 왔지만 아직도 술을 끊었으니


却嫌行處菊花多

각혐행처국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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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곳마다 국화꽃이 많아 도리어 싫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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此(차)는 老人無事而閑行也(노인무사이한행야)라. 言顧此衰老之身(언고차쇠노지신)이 人間之事(인간지사)는 都不計(도불계)하고 秋天(추천)이 雨晴風凉而野寺中(우청풍량이야사중)에 獨行經過耳(독행경과이)라. 然黃菊花(연황국화)가 開遍(개편)하야 每欲把酒(매욕파주)나 然(연)이나 却恐病眼之有妨(각공병안지유방)하야. 不得飮酒故(부득음주고)로 行處菊花之多(행처국화지다)를 心却嫌之耳(심각혐지이)라. 上二句(상이구)는 言閑行之意也(언한행지의야)요. 下二句(하이구)는 言病不飮酒之難也(언병불음주지난야)라.

이는 일 없는 노인이 한가히 거는 모습이다. 이같이 노쇠한 몸을 돌아보니, 인간사 모두 계획할 수 없고 가을 날씨가 비가 개고 바람이 서늘하여 들의 절 속을 홀로 지나칠 뿐이다. 그런데 노란 국화가 온통 피어서 매양 술잔을 잡고 싶지만 도리어 눈병의 방해될까 걱정되어 술을 먹을 수 없기 때문에 국화가 만발한 곳으로 가는 것을 마음에 도리어 싫었을 뿐이다. 위 두 구절은 한가히 걷는 뜻을 말했고, 아래 두 구절은 병으로 술을 마시지 못하는 어려움을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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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張籍(장적) : 768년 출생 – 830년 사망 추정, 자는 文昌(문창)이고, 中唐(중당)의 문관, 시인. 河北省 濮陽(하북성 복양) 사람이다. 進士(진사)에 급제하여 韓愈(한유)의 천거로 國子博士(국자박사)가 되었고, 國子司業(국자사업)을 역임했다. 古詩(고시)와 書翰, 行草(서한, 행초)에 능했고, 樂府(악부)에도 능하여 王建(왕건)과 이름을 같이했다. 한유에게 ‘노름을 즐기고 남에게 이기려는 승벽이 세며 老佛(노불)을 배척하여 미움을 받으니 맹자처럼 글로 후세에 남기지 못하리라.’는 신랄한 편지를 보낸 바가 있으며 ‘張司業詩集(장사업시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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