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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登樂遊原(등락유원) / 낙유원에 올라

금삿갓의 漢詩工夫(241003)

by 금삿갓

登樂遊原(등락유원) / 낙유원에 올라

- 杜牧(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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長江澹澹孤鳥沒

장강담담고조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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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은 잔잔하고 외로운 물새 내려앉는데


萬古銷沈向此中

만고소침향차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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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고의 쇠멸이 이 가운데로 향하네.


看取漢家何以業

간취한가하이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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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漢) 나라를 살펴보니 어찌 업을 이루었나,


五陵無樹起秋風

오릉무수기추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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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릉에는 나무 없고 가을바람만 이는구나.

* 樂遊原(낙유원) : 섬서성 서안시 남쪽에 있는 명승지. 장안성 남쪽에 올라 유람하는 곳으로 장안 최고의 장소다. 서한(西漢) 때 손제(宣帝)가 이를 건설하여 이름 붙였다. 대중 4년(850) 두목이 이부원외랑으로 호주(湖州) 자사(刺史)에 임했을 때, 떠나기 전에 낙유원에 올라 고별을 했다.

* 澹澹(담담) : 물결이 넘실거리는 모양. 물욕이 없는 고요한 마음. 고요하고 맑은 모양.

* 銷沈(소침) : 의기나 기세 따위가 사그라지고 까라짐. 의기소침(意氣銷沈).

* 看取(간취) : 보아서 내용을 알아차림.

* 漢家(한가) : 한(漢) 왕조.

* 五陵(오릉) : 장안 북쪽 위하(渭河) 북안(北岸)에 있는 한나라 고조(高祖) 유방(劉邦) 이하 다섯 임금의 능묘. 한나라 때 정치, 경제의 중앙집권을 강화하기 위하여 전국의 호족과 거부를 오릉 부근으로 이주시켰다. 그 뒤로 부자 마을의 대명사가 되었다.

此(차)는 登樂遊原(등락유원)하야. 懷古而作也(회고이작야)라. 望見澹澹長江之中(망견담담장강지중)에 孤飛之鳥(고비지조)는 出沒(출몰)하니, 萬古事(만고사)가 銷沈此中(소침차중)하니, 感悔(감회)를 曷禁(갈금)이리오. 漢家之事業四百餘年(한가지사업사백여년)을 或盛或衰矣(혹성혹쇠의)러니. 今來何似(금래하사)오. 漢之五陵(한지오릉)에 無松柏之樹而蕭蕭秋風起而已(무송백지수이소소추풍기이이)라. 千載之下(천재지처)에 令人無曠感之懷耶(령인무광감지회야)아.

이는 낙유원에 올라 옛적을 생각하며 지은 것이다. 담담하게 장강 가운데에 외로이 나는 새가 출몰하는 것을 멀리 바라보니, 만고의 일이 이 중에 쇠멸하니 감회를 어찌 금하겠는가? 한(漢) 나라의 사업 400여 년이 혹은 성대하고 혹은 쇠약했는데, 지금에 와서 어찌 이와 같은가? 한(漢) 나라의 오릉에 송백도 없이 쓸쓸한 가을바람이 일어날 뿐이니, 이미 천년이 지나서 사람으로 하여금 공허한 느낌을 품게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 杜牧(두목) : 지금의 산시(陝西)성 성도(城都)인 시안(西安)에 해당하는 경조(京兆) 만년(萬年) 출신이다. 자는 목지(牧之)라 했고, 호는 번천(樊川) 또는 번천거사(樊川居士)라 했다. 『통전』이라는 역사서를 남긴 재상 두우(杜佑)의 손자이기도 하다. 문종 대화(大和) 2년인 828년에 진사가 되어 홍문관교서랑(弘文館校書郞)으로 벼슬길에 올랐다. 일찍이 강서선흡관찰사(江西宣歙觀察使) 심전사와 회남(淮南) 절도사 우승유 밑에 들어가 감찰어사(監察御史)와 후베이성 황저우(黃州)와 안후이성 츠저우(池州), 저장성 목주(睦州) 등지의 자사를 지냈고, 조정에 들어가서는 사훈원외랑(司勳員外郞)이 되었다. 무종 회창(會昌) 연간에 고공낭중(考功郎中)과 지제고(知制誥, 국왕의 교서 작성직), 중서사인(中書舍人)을 역임했다. 문장과 시에 능했던 두목은 이상은과 더불어 ‘소이두(小李杜)’로 불렸다. 대표작으로 「아방궁부(阿房宮賦)」 외에 「강남춘(江南春)」과 『번천문집(樊川文集)』20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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